'적자 늪' 롯데온 박익진號, 새벽배송 접었는데 이번엔 '익일배송'
'적자 늪' 롯데온 박익진號, 새벽배송 접었는데 이번엔 '익일배송'
  • 김소희 기자
  • 승인 2024.04.25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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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ON다' 론칭…1만여개 상온상품 대상 전국배송
수익성 개선 이유로 새벽·바로배송 철수한 경험
누적 적자 5000억…점유율 제고 승부수 또는 자충수
롯데온 '내일온다' 론칭 안내 포스터와 박익진 대표. [이미지=롯데쇼핑]
롯데온 '내일온다' 론칭 안내 포스터와 박익진 대표. [이미지=롯데쇼핑]

박익진 롯데온 대표가 시장 내 입지 확대를 위해 익일배송을 도입한다. 수익성 개선을 위해 ‘1시간 바로배송’을 철수한 지 약 14개월 만이다. 약 2년 전에는 새벽배송도 접은 바 있다. 롯데온은 현재 누적 적자만 5000억원에 육박한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상황을 감안할 때 익일배송 도입이 되레 자충수가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롯데온은 25일 익일배송 서비스 ‘내일온(ON)다’를 론칭했다. ‘내일온다’는 평일 오후 4시까지 롯데온에서 가공식품, 생활용품 등 상온상품을 구매하면 전국 어디든지 다음 날 모든 상품을 한 번에 택배로 받아볼 수 있는 서비스다. 롯데온은 온라인 홈페이지와 모바일 웹페이지·애플리케이션(앱) 내 ‘내일온다’ 전용관을 운영하며 1만여개 상품을 선보인다. 상품은 김포 온라인 전용센터에서 출고된다.

롯데온은 ‘내일온다’로 현재 약 5%(업계 추산)에 불과한 온라인 시장 점유율 확대에 속도를 내겠다는 계획이다. 롯데온은 이를 위해 롯데마트 PB(자체브랜드) ‘오늘좋은·요리하다·콜리올리’ 등의 재고를 확보해 ‘내일온다’에서 판매한다. 또 대용량 상품 구매 시 구매 수량별 추가 할인·적립, 사은품 증정 등의 혜택도 제공한다.

김종혜 롯데온 홈앤컬쳐상품팀장은 “최근 이커머스 업계에서 배송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어 롯데온도 익일배송 서비스 ‘내일온다’를 론칭해 경쟁력 확보에 나섰다”며 “먼저 롯데마트 단독상품과 인기상품 중심으로 서비스를 운영해보고 추후 계열사 상품, 파트너 상품까지 적용 범위 확대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 안팎에서는 롯데온이 박익진 대표 체제에서 여러 변화를 꾀하는 가운데 이번 익일배송 도입이 과연 기대만큼의 성과를 낼 수 있을지 의문을 드러내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롯데온이 익일배송으로 고객들을 록인(Lock-in)하기엔 이미 쿠팡·네이버·컬리·홈플러스·배달의민족 등 경쟁업체들과의 격차가 크게 벌어졌기 때문이다.

게다가 롯데온은 지난해 2월 ‘1시간 바로배송’을 종료했다. 이는 2020년 12월부터 롯데슈퍼를 거점으로 활용해 오전 11시부터 오후 9시 사이 상품을 주문하면 1시간 이내 배송해주는 서비스다. 이보다 앞선 2022년 4월에는 새벽배송 서비스 ‘새벽에 온(ON)’을 접었다. 롯데온은 각각 비용·수요 대비 효율성이 떨어져 수익성을 개선하기 위한 선택이라는 이유를 밝힌 바 있다. 오는 5월 1일부터는 일부 점포의 롯데마트몰 바로배송 서비스도 중단한다.

롯데온은 특히 2020년 4월 출범 이래 지난해까지 4년간 단 한 번도 이익을 내지 못했다. 실제 롯데온은 △2020년 950억원 △2021년 1560억원 △2022년 1559억원 △2023년 856억원 등 총 4925억원의 누적적자를 기록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수익성이 개선되지도 않은 상황에서 왜 다시 익일배송을 하겠다고 하는지 의문”이라며 “기존 이커머스 배송 강자들과 비교해 상품 수(SKU) 등에서 경쟁력이 현저히 떨어진다. 이미 포기했던 경험이 있는 배송 서비스로 시장점유율을 끌어올리는 것도 그렇지만 서비스 자체를 오래 이어갈 수 있을지 미지수”라고 주장했다.

ksh333@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