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 정상화 방안에 충당금 압박 커지며 수익성 저하 불가피"
저축은행업권에 5월 부동산 위기설이 확산하고 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부실화 영향으로 일부 저축은행의 신용등급이 떨어진 영향이다.
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나이스신용평가는 최근 KB·대신·다올·애큐온 저축은행의 장기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애큐온을 제외한 나머지 저축은행의 신용등급 전망이 하향 조정된 이유는 적자를 기록한 상황에서 자기자본 대비 부동산 PF 익스포저(위험노출액)이 200%를 상회한 영향이다.
실제 KB와 대신. 다올저축은행은 각각 936억원, 440억원, 82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이런 상황에서 자기자본 대비 PF 익스포저는 266.5%, 245.9%, 225.0% 등을 기록했다.
여기에 더해 대신저축은행은 브릿지론과 PF 대출을 중심으로 고정이하여신 비율(2.8%→6.5%)이 확대다. 또 KB저축은행은 위험가중자산 증가와 적자 전환에 따른 자기자본 감소 등에 따른 BIS자본비율 하락한 점도 신용등급 전망 하락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이에 나신평은 KB저축은행의 신용등급을 직전 A 안정적에서 A부정적으로 하향했고, △대신(A-안정적→A-부정적) △다올(BBB+안정적→BBB+부정적) △애큐온(BBB안정적→BBB부정적) 등도 신용등급 전망도 떨어졌다.
지형삼 나신평 금융평가본부 책임연구원은 “저축은행의 수익성이 저하된 가운데 대출심사 강화 기조 등을 감안하면 총여신 감소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며 “고위험 익스포저를 빠르게 확대한 저축은행 위주로 부실규모 확대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렇다 보니 금융당국과 저축은행업권의 PF 시장 연착륙 계획에 관심이 쏠린다.
먼저 저축은행중앙회는 업권의 PF 시장 연착륙을 위해 PF 정상화 펀드 규모를 1차 펀드보다 5배 가까이 증액한 1800억원 규모로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저축은행은 작년 10월 330억원 규모로 1차 정상화 펀드를 조성한 바 있다.
2차 정상화 펀드는 20곳 넘는 저축은행이 참여하고 규모 역시 1차 펀드보다 높게 설정된 만큼 업권의 PF 재구조화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펀드는 △부실채권 매입 △사업장 재구조화 등에 사용될 예정이다.
여기에 더해 금융당국도 오는 5월 중순 발표를 앞둔 부동산 PF 정상화 방안 마련에도 고심하고 있다. 정상 사업장에 대한 자금 공급 유도와 함께 사업성이 부족한 사업장에 대한 매각, 재구조화 등 정리 작업을 본격화하기 위함이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일부 저축은행의 신용등급 전망이 하향 조정되며 5월 부동산 위기설이 확산하며 불안감이 가중되고 있다”며 “금융당국의 정책 방향에 맞게 업권 내에서도 PF 시장 연착륙 조치에 나서며 불안 해소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당국의 정상화 방안에는 회수의문 사업장을 경·공매로 넘겨 발생할 손실을 미리 반영하려는 의도가 있기 때문에 충당금 적립 압박에 따른 수익성 악화는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