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문 전 대통령·김경수 등 5천명 추모객 '발길'
황우여·추경호, 여당 최초 문재인 전 대통령 예방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추도식이 23일 거행된 가운데, 정치권이 총집결했다.
황우여 국민의힘 비대위원장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 여야 지도부는 이날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 생태문화공원 특설무대에서 열린 '노무현 대통령 서거 15주기 추도식'에 참석했다.
추도식은 '지금의 실천이 내일의 역사입니다'를 주제로 열렸는데, 이는 노 전 대통령이 2004년 12월 6일 프랑스 파리 소르본 대학교에 초청받았을 때 했던 연설의 한 구절이다. 시대와 세대를 넘어 민주시민 모두에게 필요한 실천적 가치를 담은 것이다.
추도식에는 문재인 전 대통령 내외와 김진표 국회의장, 한덕수 국무총리, 홍철호 대통령실 정무수석, 그리고 영국 유학 중 일시 귀국한 '친문(친문재인)' 적자 김경수 전 경남지사 등도 참석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본인 명의의 추모 화환과 홍 수석을 보내 애도를 표했다.
노무현재단은 각계 인사들과 전국 각지에서 방문한 추도객들을 포함해 이날 추모객 규모를 약 5000명으로 추산했다.
공식 추도사는 노 전 대통령과 문 전 대통령의 멘토로 알려진 송기인 신부가, 시민추도사는 명계남씨가 낭독했다.
송기인 신부는 "오늘 이 자리 우리는 새롭게 올곧게 거듭나려고 한다"며 "역사의 당당한 주체로서, 세상의 주인으로서 자세를 가다듬고 당신이 꿈꾸던 사람 사는 세상을 이루겠다고 다짐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러분은 역사로부터 무엇을 배웠으며 어떤 미래를 꿈꾸고 있는가. 지금 여러분의 생각과 실천이 내일의 역사가 될 것이다'라는 노 전 대통령의 말을 인용하면서 "당신의 뜨거운 절규를 이 자리에서 가슴에 아로새기고 성큼성큼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노무현 재단 이사장인 정세균 전 총리는 "역사는 그 전환의 시기마다 누군가에게 소명을 맡겼다"며 "선각자의 피와 땀으로 역사의 소명에 충실했을 때 인류사회는 진보를 이뤄냈다"고 말했다.
이어 "그렇지 못할 때는 쇠락의 길을 걸어야 했다"며 "우리에게 새로운 모색이 필요한 시기로 누가 이 역할을 받을 것인지 깨어있는 시민여러분의 역할을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정치권 인사들은 추도식이 끝난 뒤 노 전 대통령 묘역에서 차례로 참배했다.
여야 메시지도 잇따랐다. 황 비대위원장은 오전 회의에서 노 전 대통령에 대해 "통합과 상생의 정신을 강조하고 타협의 정치를 늘 강하게 주장한 분"이라고 기리며, 여야 협치를 강조했다.
이재명 대표는 SNS에 "정치가 국민 삶을 바꿀 수 있다는 희망을 포기하지 않았던 노무현 정신을 잊지 않겠다"며 당원 중심 대중정당과 당의 결속을 주문했다.
한편 국민의힘 황우여 비대위원장과 추경호 원내대표는 추도식 참석 후 경남 양산 평산마을로 이동해 문재인 전 대통령을 예방한다. 국민의힘 지도부로서는 처음이다.
소수 여당으로서 거야의 주도권을 쥐고 있는 민주당과의 협치를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신아일보] 김가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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