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들이 수십만원 이상 연회비를 받는 프리미엄 카드 발매에 열을 올리고 있다. 업황 부진으로 수익성 확보와 건전성 개선에 애를 먹는 가운데 우량 소비자를 유치해 돌파구를 마련하려는 복안이다.
29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카드사들은 올해 다양한 프리미엄 카드 출시를 통해 이용자층을 세분화하는 등 라인업 강화에 나서고 있다.
프리미엄 카드는 통상 연회비가 10만원 이상인 고급형 상품을 일컫는다. 일부 고액 자산가를 대상으로 한 프리미엄 카드 상품은 수백만원에 달하는 연회비를 받기도 한다. 그런 만큼 카드사는 프리미엄 카드 브랜드 관리를 철저히 하고 고소득 소비자 맞춤형 혜택을 제공한다.
일례로 우리카드가 지난해 11월 출시한 ‘투체어스’ 카드는 연회비가 250만원에 이른다. 우리은행 고액 자산가 특화서비스인 투체어스 가입자 중에서도 최상위 등급인 블랙·골드 회원만 발급받을 수 있는 등 조건도 까다롭다. 이 카드는 가수 아이유가 사용하는 카드로도 입소문이 났다.
투체어스 만큼은 아니지만, 연회비 10만~30만원 수준 프리미엄 카드 신상품은 올해 들어 꾸준히 출시되는 추세다. 대표적으로 현대카드는 이달 내놓은 ‘써밋’과 ‘MX블랙에디션2’ 두 상품 모두 연회비가 20만원으로 책정됐다.
카드사가 프리미엄 상품 구성을 강화하는 이유는 일반 신용카드보다 높은 수익성과 낮은 연체율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연회비가 2만원 안팎인 일반 카드는 소비자가 발급을 받고 사용하지 않아 ‘휴면카드’로 전락하는 경우가 잦다. 이러면 카드 발급과 유지·운영 비용은 고스란히 카드사 몫으로 돌아간다.
반면 프리미엄 카드 이용자는 비싼 연회비에 상응하는 혜택을 받기 위해서라도 적극적으로 카드 실적을 충족하려 한다. 소비 빈도가 잦으니 카드 이용률이 높아지고, 상대적으로 소득 수준이 높은 우량 소비자가 대부분인 만큼 연체율 걱정도 덜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최근엔 프리미엄 카드 혜택 범위도 확대되는 모습이다.
그동안 프리미엄 카드 혜택은 호텔·항공·골프 등 주로 고소득자 소비 성향에 집중됐다. 하지만 최근 출시된 프리미엄상품은 온라인쇼핑·편의점·교통·카페 등 일상 영역으로까지 혜택을 확장하고 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항공·호텔·골프 등 혜택은 여행이나 출장 등 특별한 일정에만 누릴 수 있어 대다수 소비자에게는 매력적이지 않았다”며 “일상생활 혜택을 연회비에 상응하는 수준으로 강화해 새로운 프리미엄 카드 수요를 창출하려는 시도”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