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업인 신용판매에서 부진을 면치 못하는 국내 카드사들이 새 먹거리로 ‘데이터 사업’을 눈여겨보고 있다.
카드사가 제조‧판매하는 데이터 상품은 1년 새 눈에 띄게 불어났다. 또한, 독자적인 데이터 분석·개발 플랫폼도 마련하며 힘을 주는 모습이다.
17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금융데이터거래소에 등록된 8개(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BC카드) 카드사 데이터 상품은 이날 기준 8935건이다. 이는 지난해 동월(5477개) 대비 63.1%(3458개) 증가한 규모다.
금융데이터거래소에 등록된 전체 데이터 상품은 총 1만2545개로 이 가운데 카드사 비중은 71.2%다. 열에 일곱은 카드사에서 제작‧판매하는 상품인 양상이다.
금융데이터거래소는 데이터 거래·활용에 필요한 상품 검색, 계약, 결제, 데이터 분석 등 모든 단계를 지원하는 플랫폼이다. 판매사가 금융데이터거래소에 데이터상품을 등록하면 핀테크사, 금융사, 대학, 공공기관, 민간기업 등이 데이터 유형과 가격을 고려해 상품을 구매하는 구조다.
카드업계는 방대한 소비자 카드결제 데이터 등을 수집·가공한 뒤 금융데이터거래소 등을 통해 데이터 판매‧자문·하는 사업을 펼치고 있다.
예를 들어 우리카드는 영화관이나 미용실 등 다양한 업종의 요일별 카드 소비 동향을 연도별‧지역별로 분류해 데이터 상품화한 뒤 거래소를 통해 판매하고 있다.
카드사 가운데 지난 1년간 데이터 상품을 가장 많이 늘린 곳은 롯데카드다. 지난해 6월만 해도 931개였지만 현재는 3388개로 263.9%(2457개) 불어났다. 이어 우리카드가 같은 기간 820개에서 1538개로 87.6%(718개) 증가했다.
이밖에 △KB국민카드 790개→1018개(28.9%↑) △신한카드 841개→985개(17.1%↑) △하나카드 881개→931개(5.7%↑) △삼성카드 729개→864개(18.5%↑) 등 늘었다. 반면 비씨카드는 477개에서 203개로 반 토막 났고, 현대카드는 8개로 변함이 없었다.
카드사들은 데이터 상품 판매 외에도 데이터 관련 플랫폼을 운영하는 방식으로 사업 범위를 넓히고 있다. 대표적으로 현대카드는 데이터 판매 대신 ‘도메인 갤럭시’와 제휴를 통해 마케팅 협력 플랫폼을 제공 중이다.
삼성카드는 지난달 ‘블루 데이터 랩’ 플랫폼을 출시했으며, 국민카드와 롯데카드도 데이터 플랫폼 ‘데이터루트’와 ‘데이터스’를 각각 운영 중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데이터 사업은 향후 시장이 확대하고 활용처도 더욱 다양해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아직 무료 판매 데이터도 많고, 당장 큰 수익이 나는 사업모델은 아니지만 미래가 유망한 분야”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