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대 오른 오너家④] 내실 쌓는 셀트리온 서진석, '성공 DNA' 잇는다
[시험대 오른 오너家④] 내실 쌓는 셀트리온 서진석, '성공 DNA' 잇는다
  • 김소희 기자
  • 승인 2024.06.27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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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사 후 실무 경험 축적…2019년부터 제품개발 지휘
작년 12월 대표이사 선임…활발한 국내외 활동 '눈길'

글로벌 경기침체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진 가운데 국내 기업들의 위기감 또한 최고조에 달한 상황이다. 각 기업들은 이에 녹록치 않은 경영환경에서도 미래를 담보할 수 있는 신성장동력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특히 최신 임원인사로 일선에 등장한 오너가(owner+家) 2~4세들이 총대를 멨다. 본지는 새로운 기회 마련을 통해 경영능력을 검증하려는 주요 기업들의 오너 2~4세들의 행보를 조명해본다. <편집자 주>

서진석 셀트리온 대표이사 겸 이사회 공동의장이 '2024년 정기주주총회'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셀트리온그룹]
서진석 셀트리온 대표이사 겸 이사회 공동의장이 '2024년 정기주주총회'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셀트리온그룹]

셀트리온그룹 창업자 서정진 회장 장남인 서진석 셀트리온 대표는 그룹에 합류한 후 차근히 내공을 쌓아 왔다. 특히 그룹 미래를 책임질 무기 장착에 힘을 보태며 입지를 다진 가운데 최근 경영사업부 총괄로 부임하면서 경영 전면에 등장했다.

한편으로는 서 대표가 여전히 그룹 소유로 해석되는 지분을 일절 보유하지 않은 점도 이목을 끈다.

◇조용한 강자 면모…先 역량 입증, 後 경영 참여
1984년생인 서진석 셀트리온 대표는 서울대 동물자원학과를 졸업한 뒤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생명과학 석·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서 대표는 2014년 셀트리온에 입사했다. 이후 셀트리온 생명공학1연구소장, 셀트리온스킨큐어 대표, 셀트리온 제품개발부문 부문장(수석부사장) 등을 지냈다. 그는 특히 제품개발부문장으로 재직한 2019년부터 2021년까지 △램시마IV(정맥주사) △램시마SC(피하주사) △트룩시마 △허쥬마 △유플라이마 △렉키로나 등 주요 제품 개발과 이외 후속 파이프라인에 대한 R&D(연구개발), 임상 및 허가를 총괄했다.

서 대표는 이 같은 공로로 지난 2021년 정기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로 선임되며 그룹의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이사회 일원이 됐다. 이어 올해 정기총회에서 재선임됐다. 현재는 부친인 서정진 회장과 이사회 공동의장이다.

서 대표는 2023년 12월28일 통합 셀트리온 출범과 함께 대표직을 맡았다. 통합 셀트리온은 제조개발사업부, 글로벌판매사업부, 경영사업부로 체제가 개편됐는데 서 대표가 한 축인 경영사업부의 키를 쥔 것이다.

그룹은 이에 대해 “서 대표가 요직을 거치며 축적해온 바이오 분야 전문성을 바탕으로 회사의 제품경쟁력 향상과 사업의 성장, 지속적인 성장에 크게 기여할 수 있으리라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보폭 확대 돌입…투심 챙기며 신망 얻기 집중
서진석 대표는 부임과 동시에 그룹 전반을 살피는 데 집중하고 있다. 글로벌 투자자들에게 비전을 제시하는가 하면 국내 주주들에게 기업가치 제고를 약속했다. 경영총괄로서 존재감을 키우는 모습이다.

서진석 셀트리온 대표이사는 올해 1월 개최된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 메인트랙에서 그간의 사업 성과와 핵심 성장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셀트리온그룹]
서진석 셀트리온 대표이사는 올해 1월 개최된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 메인트랙에서 그간의 사업 성과와 핵심 성장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셀트리온그룹]

서 대표는 올해 1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2024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 참석해 ‘혁신을 선도하는 기업으로의 도약’을 선언했다. 서 대표는 우선 더욱 적극적인 파이프라인 확충으로 바이오시밀러 시장 선두를 사수하겠다고 밝혔다. 또 항체약물접합체(ADC), 다중항체 등 여러 질환과 모달리티(치료적접근법)를 고려한 혁신신약을 개발하고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신약개발에도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 대표는 올해 3월에 개최된 통합 셀트리온의 첫 주주총회에서도 두각을 나타냈다. 해당 주주총회는 서 대표의 이사회 의장 데뷔무대였다. 서 대표는 통합법인 출범 후 기업가치 하락을 우려하는 주주 목소리에 차분히 응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 대표는 자사주 매입 등 주주가치 제고하는 것은 물론 신약개발 성과 창출과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 진출로 그간 괄목할 만한 성장을 해온 셀트리온의 행보를 이어간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서 대표는 JP모건 메인트랙 발표자로 나서 “정보기술(IT)과 생명공학산업이 융합하며 빠르게 변화하는 상황에서 새로운 패러다임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 앞으로도 셀트리온 가치를 증명하겠다”고 피력했다.

한편 서 대표는 오너 2세임에도 6월 현재까지 주력 사업회사인 셀트리온을 포함해 그룹과 관련한 지분을 보유하지 않았다. 이는 서정진 회장이 2019년 1월 기자간담회 당시 소유와 경영을 분리하겠다고 밝힌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대표 발탁된 배경으로 서 대표가 연구개발에 이바지한 점을 든 것도 이 때문이다.

ksh333@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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