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2월 대표이사 선임…활발한 국내외 활동 '눈길'
글로벌 경기침체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진 가운데 국내 기업들의 위기감 또한 최고조에 달한 상황이다. 각 기업들은 이에 녹록치 않은 경영환경에서도 미래를 담보할 수 있는 신성장동력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특히 최신 임원인사로 일선에 등장한 오너가(owner+家) 2~4세들이 총대를 멨다. 본지는 새로운 기회 마련을 통해 경영능력을 검증하려는 주요 기업들의 오너 2~4세들의 행보를 조명해본다. <편집자 주>
셀트리온그룹 창업자 서정진 회장 장남인 서진석 셀트리온 대표는 그룹에 합류한 후 차근히 내공을 쌓아 왔다. 특히 그룹 미래를 책임질 무기 장착에 힘을 보태며 입지를 다진 가운데 최근 경영사업부 총괄로 부임하면서 경영 전면에 등장했다.
한편으로는 서 대표가 여전히 그룹 소유로 해석되는 지분을 일절 보유하지 않은 점도 이목을 끈다.
◇조용한 강자 면모…先 역량 입증, 後 경영 참여
1984년생인 서진석 셀트리온 대표는 서울대 동물자원학과를 졸업한 뒤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생명과학 석·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서 대표는 2014년 셀트리온에 입사했다. 이후 셀트리온 생명공학1연구소장, 셀트리온스킨큐어 대표, 셀트리온 제품개발부문 부문장(수석부사장) 등을 지냈다. 그는 특히 제품개발부문장으로 재직한 2019년부터 2021년까지 △램시마IV(정맥주사) △램시마SC(피하주사) △트룩시마 △허쥬마 △유플라이마 △렉키로나 등 주요 제품 개발과 이외 후속 파이프라인에 대한 R&D(연구개발), 임상 및 허가를 총괄했다.
서 대표는 이 같은 공로로 지난 2021년 정기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로 선임되며 그룹의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이사회 일원이 됐다. 이어 올해 정기총회에서 재선임됐다. 현재는 부친인 서정진 회장과 이사회 공동의장이다.
서 대표는 2023년 12월28일 통합 셀트리온 출범과 함께 대표직을 맡았다. 통합 셀트리온은 제조개발사업부, 글로벌판매사업부, 경영사업부로 체제가 개편됐는데 서 대표가 한 축인 경영사업부의 키를 쥔 것이다.
그룹은 이에 대해 “서 대표가 요직을 거치며 축적해온 바이오 분야 전문성을 바탕으로 회사의 제품경쟁력 향상과 사업의 성장, 지속적인 성장에 크게 기여할 수 있으리라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보폭 확대 돌입…투심 챙기며 신망 얻기 집중
서진석 대표는 부임과 동시에 그룹 전반을 살피는 데 집중하고 있다. 글로벌 투자자들에게 비전을 제시하는가 하면 국내 주주들에게 기업가치 제고를 약속했다. 경영총괄로서 존재감을 키우는 모습이다.
서 대표는 올해 1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2024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 참석해 ‘혁신을 선도하는 기업으로의 도약’을 선언했다. 서 대표는 우선 더욱 적극적인 파이프라인 확충으로 바이오시밀러 시장 선두를 사수하겠다고 밝혔다. 또 항체약물접합체(ADC), 다중항체 등 여러 질환과 모달리티(치료적접근법)를 고려한 혁신신약을 개발하고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신약개발에도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 대표는 올해 3월에 개최된 통합 셀트리온의 첫 주주총회에서도 두각을 나타냈다. 해당 주주총회는 서 대표의 이사회 의장 데뷔무대였다. 서 대표는 통합법인 출범 후 기업가치 하락을 우려하는 주주 목소리에 차분히 응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 대표는 자사주 매입 등 주주가치 제고하는 것은 물론 신약개발 성과 창출과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 진출로 그간 괄목할 만한 성장을 해온 셀트리온의 행보를 이어간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서 대표는 JP모건 메인트랙 발표자로 나서 “정보기술(IT)과 생명공학산업이 융합하며 빠르게 변화하는 상황에서 새로운 패러다임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 앞으로도 셀트리온 가치를 증명하겠다”고 피력했다.
한편 서 대표는 오너 2세임에도 6월 현재까지 주력 사업회사인 셀트리온을 포함해 그룹과 관련한 지분을 보유하지 않았다. 이는 서정진 회장이 2019년 1월 기자간담회 당시 소유와 경영을 분리하겠다고 밝힌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대표 발탁된 배경으로 서 대표가 연구개발에 이바지한 점을 든 것도 이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