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첨단산업·에너지 기업들이 한국에 총 8500억원을 투자한다. 한미일 산업장관회의 첫 성과다. 3국은 반도체·핵심광물 공급망 협력도 확대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6일(현지시각) 안덕근 장관 방미 기간 중 워싱턴 D.C.에서 On Semiconductor(온세미 컨덕터), Corning(코닝), Pacifico Energy(퍼시피코 에너지) 등 미국 3개 기업이 총 8500억원(6억1000만달러) 규모 한국투자를 확정해 신고했다고 밝혔다.
온세미 컨덕터는 세계 2위 전력반도체 기업이다. 지난해 10월에 부천 사업장내 SiC(실리콘카바이드) 전력반도체 전용 공장을 완공했다. 이번 투자를 통해 생산 설비 증설을 추진할 계획이다. SiC는 기존 실리콘 제품 대비 고온·고전압에 대한 내구성과 전력 효율성이 우수한 차세대 소재로 온세미가 강점을 갖고 있는 분야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를 주요 고객으로 두고 있는 온세미는 기존 부천 공장을 SiC 전력반도체 제조 허브로 낙점하고 2022년부터 대규모 투자를 진행했다.
코닝은 디스플레이·모바일 등에 적용되는 특수유리, 세라믹, 광케이블을 포함한 첨단소재 분야 글로벌 혁신기업이다. 차세대 공정기술 적용을 위해 충남 아산에 위치한 코닝정밀소재 사업장에 생산설비 고도화 투자를 진행할 계획이다. 코닝은 지난 50년간 한국에 총 13조원 이상을 투자해 국가 경제와 지역사회 발전에 기여해 왔으며, 앞으로도 한국에서 디스플레이와 모바일, 반도체, 자동차, 생명공학, 광통신 등 다양한 분야에서 기술 혁신 노력을 지속해 나갈 계획이다.
퍼시피코 에너지는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본사를 두고 미국, 일본, 베트남에서 태양광·풍력 사업을 운영 중이다. 한국에선 전남 진도 지역에 총 3.2GW의 대규모 해상풍력 발전단지를 조성하는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이는 미국 에너지기업이 국내 해상풍력 분야에 진출한 첫 사례다. 성공적인 투자 이행시 한미 청정에너지 협력의 상징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안 장관은 같은 날 제1차 한미일 산업장관회의도 참석했다. 이번 회의는 지난해 8월 캠프 데이비드에서의 한미일 정상 간 합의에 따른 후속조치다. 안 장관은 이 자리에서 지나 러몬도(Gina Raimondo) 미국 상무장관, 사이토 겐(Saito Ken) 일본 경산대신과 함께 해 핵심·신흥 기술의 발전을 촉진하고 3국 경제안보 강화방안을 논의했다.
특히 △반도체·핵심광물 공급망 협력 확대 △첨단기술 보호 및 수출통제 공조 △인공지능(AI) 등 첨단산업 기술관련 공동연구 증진 및 표준 협력 △청정에너지 분야 협력 강화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에서의 3국 협력 등에 대해 공감대를 형성했다. 또한 협력 의지를 담은 공동선언문도 채택했다.
안 장관은 “한미일 3국은 첨단기술과 기술혁신을 선도하는 최적의 협력파트너이자, 글로벌 공급망 위기를 함께 극복해 나갈 동반자”라며 “향후 한미일 산업장관회의가 3국간 산업협력을 심화·발전시키고 글로벌 리스크에 공동으로 대응해 나가기 위한 제도적 기반으로 역할할 것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3국은 한미일 산업장관회의를 매년 개최하고 3국 장관 간 논의사항을 진전시키기 위해 향후 실무급 협력도 지속하기로 합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