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IBK기업 다음은…3기 '나라사랑카드' 경쟁 치열
KB국민·IBK기업 다음은…3기 '나라사랑카드' 경쟁 치열
  • 문룡식 기자
  • 승인 2024.07.02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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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 입찰…'군심(軍心)' 잡기 나선 은행권
매년 20만명 규모 잠재소비자 유치 효과 기대
나라사랑카드. (사진=KB국민은행, IBK기업은행)
나라사랑카드. (사진=KB국민은행, IBK기업은행)

은행권은 올 하반기 예정된 나라사랑카드 3기 사업자 입찰을 두고 ‘군심(軍心)’ 잡기에 한창이다. 해마다 수십만명 규모 청년 남성을 손쉽게 잠재소비자로 유치할 수 있는 기회인만큼 사업자 선정에 사활을 건 모습이다.

2일 은행권에 따르면, 현재 나라사랑카드를 운영하는 곳은 KB국민은행과 IBK기업은행 두 곳이다. 두 은행은 지난 2015년부터 나라사랑카드 2기 사업자로 선정돼 올해 말까지 10년간 사업을 수행한다.

나라사랑카드 1기 사업자는 신한은행이며 2017년부터 2015년까지 단독으로 사업을 진행해 왔다. 이번에 선정되는 3기 사업자는 오는 2035년까지 10년간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나라사랑카드는 병역판정검사(징병검사)부터 군 복무와 전역 후 예비군까지 약 10년간 급여통장과 결제수단, 병역증, 전역증 등으로 사용되는 체크카드다. 2007년부터 모든 징병검사 대상자들에게 발급되고 있다.

국방부가 지정한 대행 기관이 사업을 수탁해 총괄하며, 계좌·카드 발급과 운영은 별도 금융회사를 선정해 맡기는 구조다.

나라사랑카드 발급은 징병검사 과정에서 이뤄진다. 현역과 보충역 등 병역판정을 불문하고 모든 징병검사 대상자에 발급된다는 점을 비춰 보면, 2007년 이후 성인이 된 대한민국 남성 대부분이 나라사랑카드를 받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올해 징병검사 대상자는 2005년생 성인 남성으로 22만명을 웃돈다.

이 같은 상품 특성은 최근 젊은 소비자를 유치하려는 은행 영업 전략과 맞아 떨어진다. 특히 20대 남성은 주거래 은행을 한 번 정하면 중·장년이 될 때까지 오랜 기간 거래를 유지하는 경향을 보인 만큼 ‘락인 효과(잠금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게다가 최근 병 급여가 크게 올라 복무기간 내 재테크 수요가 늘어난 점도 은행으로서는 매력적이다. 현재 현역 병장 월급은 125만원이다. 

정부는 내년 병장 월급을 150만원으로 인상하고 각종 자산형성 프로그램을 통해 월 200만원까지 보장한다는 계획이다. 

과거 현역 장병 월급이 낮던 시절에는 나라사랑카드가 은행에 잠재소비자 유치 수준에 머물렀지만, 병 급여가 100만원이 넘어선 현재는 일정 규모 수신 확보도 기대할 수 있다.

이에 현 사업자인 KB국민은행과 IBK기업은행은 물론이고, 새로 사업 진출을 희망하는 은행들도 군 친화적인 상품과 서비스를 속속 내놓고 있다.

일례로 KB국민은행은 지난달 3일부터 KB장병내일준비적금 최고금리를 기존 5.5%에서 6.2%로 인상했다. IBK기업은행은 이달 나라사랑카드 군마트(PX) 최대 할인율은 기존 10%에서 최대 20%로 상향하는 등 혜택 강화에 나섰다.

기존 사업자 외 3기 나라사랑카드에 눈독을 들이고 있는 곳은 1기 사업자 신한은행을 비롯해 우리은행, NH농협은행, 전북은행 등 4곳이다. 이 은행들은 올 3월 열린 국방부 비공개 공청회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은행은 1기 사업을 맡아본 경험을 토대로 3기 사업 진출에 가장 열성적인 의욕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 3일 ‘군 상생금융 패키지’를 시행하며 각종 군인 대출상품 금리 인하와 한도 확대에 1조원을 투입했다. 병역명문가를 위한 특판 적금도 5만좌 한도로 출시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나라사랑카드는 시스템 구축과 혜택 제공 등 비용이 커 수익이 남는 사업은 아니다”면서도 “잠재소비자 유치라는 전략적 투자 측면에서 유리하고 10년에 한 번 오는 기회인만큼 경쟁은 치열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아일보] 문룡식 기자

moon@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