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46개 그룹 총수의 올해 2분기 주식평가액이 전분기 대비 2조6000억원 이상 감소했다. 조현준 효성 회장, 박정원 두산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등의 주식재산은 큰 폭으로 오른 반면 김범수 카카오 의장, 방준혁 넷마블 의장, 이호진 태광 전 회장은 감소세를 보였다.
4일 기업분석전문 한국CXO연구소에 따르면, ‘2024년 2분기 주요 그룹 총수 주식평가액 변동 조사’ 도출 결과 46개 그룹 총수의 주식평가액은 지난 6월말 기준 65조8542억원으로 집계됐다. 3월 말 68조5096억원과 비교하면 3개월 새 3.9%(2조6554억원) 감소했다.
총수 46명 중 20명은 주식평가액이 상승한 반면 26명은 감소했다.
올해 2분기 기준 주식평가액 증가율 1위는 조현준 효성 회장으로 조사됐다. 조 회장의 지난 3월 말 주식평가액은 8378억원으로 1조원 미만이었다. 이후 지난 6월 말 1조3541억원으로 주식재산 1조 클럽에 입성했다. 여기엔 고 조석래 회장이 보유한 주식을 조현준 회장이 물려받은 영향이 컸다. 조성준 회장은 △효성중공업(6월 말 4083억원) △효성(3988억원) △효성티앤씨(3033억원) 등 7개 종목에서 주식을 보유 중이다.
박정원 두산 회장의 주식재산은 올 2분기에 40.8% 정도 증가해 눈길을 끌었다. 박 회장의 3월 말 주식가치는 2051억원 수준이었는데 지난 6월 말 2887억원으로 평가됐다. 박정원 회장은 두산과 두선 우선주를 비롯해 두산에너빌리티, 두산퓨얼셀(우선주) 주식종목에서 지분을 쥐고 있다. 이 중 두산의 주가가 3월 말 15만 5500원에서 6월 말 21만7000원으로 39.5% 오른 것이 주효했다.
올 2분기 주식재산이 20%대로 상승한 그룹 총수는 3명 더 있다.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27.9%), 구자은 LS 회장(26.8%),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22.5%) 등이다.
서 회장은 지난 3월 말 1조9333억원에서 6월 말 2조4727억원으로 1조원대에서 2조 원대로 달라졌다. LS 구자은 회장은 1552억원에서 1968억원으로 주식재산이 증가했다. 현대차 정의선 회장은 3조8048억원에서 4조6618억원으로 높아졌다.
10%대로 주식가치가 오른 총수는 8명이다. KCC 정몽진 회장(18.9%)을 비롯해 △DB 김준기 창업회장(16.4%) △농심 신동원 회장(14.7%) △크래프톤 장병규 이사회 의장(14%) △현대해상 정몽윤 회장(13.1%) △DL 이해욱 회장(12.4%) △동원 김남정 회장(11.3%) △영풍 장형진 회장(11.2%)이 최근 3개월 새 주식재산이 10% 넘게 상승한 것으로 확인됐다.
올 2분기 주식재산 감소율 폭이 가장 큰 그룹 총수는 에코프로 이동채 전회장이다. 이동채 전 회장은 지난 3월 말 3조1744억원에서 6월 말 2조2592억원으로 최근 3개월 새 주식재산이 28.8% 떨어졌다.
김범수 카카오 의장도 최근 3개월 새 주식평가액이 5조6738억원에서 4조2973억원으로 24.3% 하락했다. 김범수 의장이 보유하고 있던 카카오의 3월 말 대비 6월 말 기준 주가가 5만3700원에서 4만650원으로 내려앉았기 때문이다.
이외 올 2분기에 주식재산이 10% 넘게 줄어든 그룹 총수는 10명이다. 방준혁 넷마블 이사회 의장(-13.5%)을 비롯해 △권혁운 아이에스지주 회장(-13.2%) △이호진 태광 전 회장(-12.8%) △방시혁 하이브 이사회 의장(-12%) △이명희 신세계 총괄 회장(-11.7%) △최태원 SK 회장(-11.4%) △허창수 GS 회장(-11.1%) △김홍국 하림 회장(-11%)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10.9%) △이순형 세아 회장(-10.1%)이 포함됐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 소장은 “올 2분기 기준 46개 그룹 총수들이 보유한 140여개나 되는 주식종목 중 주가가 오른 곳보다 내린 곳이 다소 많았다”며 “자동차·식품 관련 주식종목은 상승세가 많았지만, 유통·IT 업종에서는 하락한 곳이 많아 업종별 희비가 크게 엇갈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