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HD의 홍명보 감독이 축구 국가대표팀 사령탑에 선임되면서 지지부진했던 대한축구협회의 '새 감독 모시기' 작업에 사실상 마침표가 찍혔다.
7일 축구협회는 "이임생 이사가 '삼고초려' 하듯이 홍 감독을 설득했다. 홍 감독은 하루를 고민한 뒤 6일 저녁에 승낙 의사를 전해왔다"면서 홍 감독을 차기 축구대표팀 감독으로 내정했다고 밝혔다.
우리나라 축구 대표팀은 지난 2월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경질된 후 무려 5개월 만에 정식 감독을 선임하게 됐다.
홍 감독은 2014 브라질 월드컵 당시 대표팀을 이끈 후 2026 북중미 월드컵을 앞두고 10년 만에 대표팀 사령탑에 복귀하게 된다.
일각에선 앞서 브라질 월드컵에서 '조별리그 탈락'이라는 고배를 마신 경험이 이번 북중미 월드컵에서 값진 자신이 될 거란 관측을 내놓고 있다.
2017년부터 2020년까지 대한축구협회에서 전무이사를 맡은 경험이 대표팀 안팎에서 장악력을 높이는 데 큰 보탬이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홍 감독은 2012년 런던 올림픽 '동메달 신화'를 만든 장본인으로 국내 지도자 중 각급 대표팀에서 역대 가장 좋은 성과를 낸 감독으로 평가 받는다. 또 선수 시절 2002 한일 월드컵 4강 신화에 선봉장이기도 했다.
아직 세부적인 계약 사항은 논의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일단 2026년 북중미 월드컵까지는 대표팀을 이끌 것이 확실시되는 가운데 2028년 아시안컵까지 4년을 보장받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앞서 축구협회는 북중미 월드컵을 불과 2년 남겨둔 시점에서 외국인 감독 선임에 거듭 실패하자 국내, 국외 감독 중 어느 한쪽에 무게를 두지 않고 공평하게 최적의 감독을 찾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수개월 동안 정식 감독을 찾지 못하고 두 차례의 A매치서 임시 감독 체제로 경기를 치른 축구협회가 결국 현직 K리그1 구단을 이끄는 홍 감독에게 구원의 손길을 내민 셈이 됐다.
울산을 비롯한 K리그 팬들에게 'K리그 감독을 빼간다'는 비판을 받을 공산이 있지만, 정 위원장에 이어 감독 선임 작업을 이끈 이임생 이사는 바그너, 포옛 등 외국인 후보들과 면접한 뒤 홍 감독이 가장 적합하다는 결론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 이사는 8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관련 내용을 브리핑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