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축구협회가 홍명보 울산 HD 감독을 국가대표팀 새 사령탑으로 내정한 이유로 리더십, 경기 철학 등 8개 항목을 들었다.
이임생 축구협회 기술총괄이사는 8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홍 감독은 '원팀 정신'을 만드는 데 탁월한 지도자다. 연령별 대표팀과 연속성이 중요해 국내 지도자를 선임했다"면서 홍 감독의 장점과 현재 협회가 처한 상황 등을 종합해 총 8개의 선임 사유를 설명했다.
이 이사가 언급한 8개 항목은 빌드업 등 전술적 측면, 원팀을 만드는 리더십, 연령별 대표팀과 연속성, 감독으로서 성과, 현재 촉박한 대표팀 일정, 대표팀 지도 경험, 외국 지도자의 철학을 입힐 시간적 여유의 부족, 외국 지도자의 국내 체류 문제 등이다.
이 이사는 "지난해 데이터로 기회 창출, 빌드업, 압박 강도 모두 (홍 감독의 팀이) 1위였다. 활동량은 10위였으나 효과적으로 경기했다고 해석할 수 있다"며 "홍 감독이 울산에서 보여준 '측면 뒷공간의 효율적 공략' 등의 전술이 대표팀에도 적용할 만하다"고 판단했다.
그는 스타급 선수들이 즐비한 울산 HD에서 선수단 내분을 비롯한 각종 잡음이 들리지 않게 팀을 이끈 홍 감독 특유의 '카리스마'에도 높은 점수를 줬다. 또 울산에서 K리그1 2연패 등을 이룬 성과가 타 후보들에 비해 부족하지 않다고 평가했다.
또 홍 감독이 지난 브라질 월드컵에서 '조별리그 탈락'한 경험도 이번 북중미 월드컵에서 충분히 활용할 '자원'이라고 봤다.
이 이사는 "홍 감독을 선임하는 데까지 어떠한 외압도 없었다"면서 "마지막 결정도 (정몽규) 회장님께 보고하지 않았다. 최종 후보자 명단을 받고 회장님께 보고드렸더니 '지금부터 모든 결정을 다 (혼자서) 하십시오'라고 말씀하셨다"며 선임 배경을 밝혔다.
앞서 이 이사는 지난 2일 다비드 바그너, 거스 포옛 등 외국인 감독과 면담하러 유럽 출장길에 올랐지만 홍 감독만한 적임자는 없다고 판단해 돌연 국내로 복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이 이사는 "유럽 출장을 마치고 돌아온 날 밤 11시에 홍 감독의 자택 앞에서 만나 왜 한국 축구를 위해 헌신해야 하는지 말씀드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단기간 결과로 평가하기보다 A대표팀과 연령별 대표팀의 연관성을 확보하기 위해 충분한 시간을 드리고 싶다"고 말해 홍 감독의 임기는 사실상 2027년 아시안컵까지 2년 6개월가량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 이사는 "홍명보 감독을 대표팀 사령탑으로 선임한 데 대한 책임은 모두 끌어안겠다"며 "나의 낮은 지식과 경험을 비난해도 좋다. 잘못됐다면 당연히 받아들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