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오션, 픽토그램 제작…베트남 인력 파견 간소화
KAI, 베트남 아카데미 개설…7월말 전문인력 첫배출
'산업계 인력난' 속 국내 조선·방산업계가 외국인 근로자 모시기에 나선다.
16일 국내 조선·방산업계에 따르면, HD한국조선해양·한화오션·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외국인 근로자 채용을 위한 ‘AI(인공지능) 번역기술’과 현지 직업훈련기관 등을 개설했다.
HD한국조선해양은 외국인 근로자와의 원활한 의사소통을 위한 조선업 전용 ‘AI 번역 기술’을 개발했다. 최근 번역 서비스 ‘AI 에이전트(Agent)’의 1단계 개발을 완료해 전남 영암에 위치한 HD현대삼호의 선박 건조 현장에 실제 적용했다.
AI 에이전트는 조선 용어 1만3000개와 선박 건조에서 활용되는 4200개의 작업 지시 문장을 수집해 대규모언어모델(LLM)로 학습시킨 것이 특징이다.
HD한국조선해양 관계자는 “원활한 의사소통을 통한 명확한 업무지시 전달은 외국인 근로자의 안전 보장과 직결되는 중요한 사항”이라며 “외국인 근로자들이 현장에 쉽게 적응할 수 있도록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화오션은 전문 통역이 가능한 코디네이터를 통해 안전교육을 지원한다. 지난 2월에는 용접 작업 시 필수적으로 지켜야 할 10가지 항목에 대해 픽토그램을 만들었다. 이 픽토그램은 영어, 네팔어, 미얀마어 등 8개 국어로 번역됐다.
또 한화오션 사내 협력사는 최근 베트남 노동보훈사회부와 만나 근로자 파견 절차 간소화를 요청했다. 한화오션은 베트남 산업무역부 산하 직업훈련 기관을 지원하며 베트남 근로자를 우선적으로 채용해왔다.
한화오션 협력사 측은 “베트남 근로자 파견 절차가 복잡해 프로그램 시행이 더뎠다”며 “베트남 정부와 업체가 출국 절차 간소화와 교육을 지원해주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KAI는 이달 말 베트남 현지 교육기관에 개설한 항공우주 특화 아카데미의 첫 기수를 배출한다. 현지 아카데미는 지난 3월 KAI가 베트남 국방부 산하 방위산업 전문 기업 GAET사와 협력업체 전문인력 양성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면서 만들어졌다.
KAI와 협력사들은 외국인 전문인력 E-7 취업비자에 신설될 ‘항공부품제조원(E-7-3)’ 비자 시행을 앞두고 해외 전문인력 활용을 위한 협력 사업을 검토해왔다. KAI는 협약을 통해 연간 약 100명 규모의 전문인력을 양성하며 협력사들의 해외인력 공급 발판을 마련했다.
KAI 관계자는 “우주항공 인력 확보가 어려워 외국인력 수급을 추진하고 있다”며 “이번 베트남 항공우주 특화 아카데미의 첫 기수 배출을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국내 대형 조선 3사의 외국인 근로자 수는 올해 상반기 기준 약 1만5500명으로 전체 근로자(9만3000명)의 16%를 차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