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If] 하나금융 함영주, 6위 생보사엔 침묵…M&A 출정 '만지작'
[금융권 If] 하나금융 함영주, 6위 생보사엔 침묵…M&A 출정 '만지작'
  • 문룡식 기자
  • 승인 2024.07.31 08:0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최근 생·손보사 3000억원 수혈…"M&A 전략 수정과 무관"
함 회장 'DLF 중징계' 벗고 홀가분…리딩뱅크 등 성과 순항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 (사진=하나금융그룹)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 (사진=하나금융그룹)

금융권 M&A가 요동칠 전망이다. 경기불황으로 보험·증권사가 매물로 나오는 가운데, 이를 노리는 금융지주, 은행, 가상자산 기업의 경쟁구도가 그려진다. 누군가에겐 뼈아픈 결정인 반면, 다른 누군가는 미래성장을 잡을 수 있는 기회인 셈이다. 관건은 시너지다.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M&A로 어떤 성장을 이끌지가 관전 포인트로 떠오른다. <편집자 주>

하나금융지주는 올해 M&A(인수합병) 시장에서 한 발짝 물러나 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KDB생명 인수전에 뛰어드는 등 적극적인 행보를 보였지만, 올해는 내실 다지기에 더 집중하는 분위기다.

다만 함영주 회장을 비롯한 경영진에선 비은행 강화 등 M&A 관련 언급이 꾸준히 나오는 만큼 적정 매물이 시장에 나온다면 언제든 시장에 뛰어들 가능성은 크다.

더욱이 지난 4년간 함 회장을 옥죄던 해외 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사태 관련 사법리스크도 벗어나 장기적 관점에서 비은행 강화 숙제를 풀어나갈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금융은 함영주 회장 취임 이후 비은행 강화를 방향성으로 잡고 꾸준히 추진하고 있다.

하나금융은 비은행 계열사로 증권과 카드, 생명보험, 손해보험, 저축은행 등을 보유해 포트폴리오에 빈 곳은 없다. 하지만 다른 금융지주와 비교하면 이들 계열사 규모가 작은 편이라 비은행 부문이 약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중에서도 취약점으로 꼽히는 곳은 보험계열이다. 하나생명과 하나손해보험 두 회사 모두 각 업계 10위권 밖 소형 보험사로 분류되기 때문이다.

실제 올해 1분기 기준 하나생명 자산은 5조9370억원으로 생보업계 17위다. 같은 기간 하나손보 자산은 이보다 적은 1조6061억원으로 업계 13위 수준이다.

수익부문에서 두 보험사는 그룹 실적에 보탬이 되지 못하고 있다. 올 상반기 하나생명과 하나손보 당기순이익은 각각 92억원 흑자, 156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보험부문 합산 순이익이 64억원 적자다.

실적 성장세도 좋지 못하다. 상반기 하나생명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9.4% 쪼그라든 규모다. 하나손보는 하나금융이 2020년 더케이손보를 인수해 이름을 바꾼 이후 2021년을 제외하고 줄곧 적자 행진을 이어가는 상황이다.

보험사 매물이 M&A 시장에 풀릴 때마다 하나금융이 매번 잠재 인수 후보로 하마평에 오르내리는 것도 이 때문이다.

실제 하나금융은 지난해 KDB생명이 시장에 나오자 인수전에 참전해 매각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는 등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기도 했다. 다만 이 당시에는 실사 과정에서 KDB생명 내부 상황이 좋지 않아 인수를 철회하며 무산에 그쳤다.

반면 올해는 동양생명 등 우량매물이 나왔지만 나서지 않았다. 만약 인수에 성공한다면 업계 6위권 생보사를 품을 수 있는 기회였음에도 침묵을 지키는 분위기다.

하나금융은 최근 하나생명에 2000억원, 하나손보에 10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이에 업계에서는 M&A 대신 내실 강화로 비은행 강화 전략을 수정한 것 아니냐는 의견도 나온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이번 유상증자는 자회사 신지급여력제도(K-ICS·킥스) 비율 증대 등 자본 확충을 통한 영업 경쟁력 강화가 목적”이라며 “그룹의 향후 M&A 전략과는 관련 없이 시행하는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하나금융 내에서 자체 경쟁력 제고에 한계를 극복하는 방안으로 보험사 M&A에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의견이 꾸준히 나온다.

양재혁 하나금융 전략 총괄(CSO)은 지난 26일 상반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타 금융그룹에 비해 증권, 보험 등 비은행 부분이 약한 것은 맞다”며 “자체 경쟁력 제고에는 한계가 있는 만큼 M&A나 투자 제휴도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도 11일 열린 한경엽 CEO(최고경영자) 제주하계포럼에서 “신사업 확대를 위해 비은행 분야 M&A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함 회장은 DLF 사태로 금융당국에서 받은 중징계 처분이 최근 대법원에서 최종 취소됐다.

금융당국은 2020년 DLF 사태와 관련해 내부통제 책임을 물어 당시 하나은행장이었던 함 회장에게 ‘문책경고’ 징계를 내렸다. 금융사 임원이 문책경고 이상의 중징계를 받으면 연임은 물론 금융권 취업이 3년간 제한된다.

사법리스크를 덜어낸 함 회장은 리딩뱅크 달성 이후 성과를 이어갈 수 있게 됐다. 함 회장 임기는 내년 3월까지다. <끝>

[신아일보] 문룡식 기자

moon@shinailbo.co.kr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