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 400억에 2차 200억 자사주 소각계획 추가진행
OCI홀딩스가 올 2분기 매출을 늘렸지만 영업이익은 급감했다. 미국 정부의 동남아산 우회 태양광 제품에 대한 반덤핑·상계관세 조사로 주문량이 감소한 탓이다.
OCI홀딩스는 2024년 2분기 매출 9498억원, 영업이익 895억원을 기록했다고 5일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59.8% 증가한 반면 영업이익은 32.1% 감소했다.
매출 증가는 자회사 OCI의 편입 효과가 컸다. OCI홀딩스는 지난 1월말 OCI 지분을 33.25%에서 44.78%로 끌어올리면서 OCI를 관계기업에서 종속기업으로 변동시켰다. 지난 1분기는 OCI에 대한 편입이 마무리되지 않았지만 이번 2분기의 경우 OCI의 매출액 및 손익구조 변동 등이 OCI홀딩스 연결재무제표에 고스란히 반영됐다.
그러나 주요 자회사들의 실적부진에 영업이익은 줄었다. 최근 중국계 태양광 업체의 공급과잉으로 폴리실리콘, 웨이퍼 등 밸류체인 가격이 지속 하락한 영향이다. 또 미국 정부의 동남아산(태국, 베트남, 캄보디아, 말레이시아) 우회에 대한 반덤핑·상계관세(AD·CVD) 조사가 11월까지 단계적으로 진행됨에 따라 글로벌 태양광 산업 전반이 캐즘(일시적 수요정체)을 겪고 있다.
태양광 폴리실리콘을 생산하는 말레이시아 자회사인 OCIM은 2분기 매출 1762억원, 영업이익 555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5.8% 줄었고 영업이익은 39.1% 감소했다.
미국 태양광 사업 지주회사인 OCI Enterprises(OCIE)는 매출 357억원, 영업이익 마이너스(-)1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47%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11억원에서 적자 전환했다. 저가제품의 공급과잉과 고금리 장기화로 따른 주거용 모듈 설치시장의 회복이 지연된 탓이다.
다만 OCIE의 자회사 OCI에너지는 최근 현대엔지니어링을 상대로 260MW(메가와트) 규모의 힐스보로 태양광발전소 사업권 매각에 성공하는 등 지속적인 수익 창출에 나서고 있다. 이 프로젝트의 매각 대금은 오는 3분기부터 수익으로 인식될 예정이다.
OCI홀딩스는 하반기 이후 미 태양광 시장 정상화와 비중국 폴리실리콘의 프리미엄이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서진석 OCI홀딩스 사장은 “오는 3분기 시장의 불확실성에 따른 고객사의 수주량 감소를 대비해 내년에 예정됐던 OCIM의 법적 정비를 오는 9월부터 12월까지 선제적으로 실시하는 등 업황을 예의주시해 전략적 대응에 나설 것”이라며 “오는 2027년까지 계획된 폴리실리콘의 생산설비 증설에 맞춰 동남아 4개국 이외에 인도네시아, 라오스 등 신규 지역의 고객사를 확보해 매출 성장 및 수익성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마켓리서치회사 BNEF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태양광 설치량은 전년 대비 32% 성장한 585GW(기가와트)로 추정된다. 미국의 경우 전년 대비 19% 성장한 44GW(기가와트) 수준으로 예상하며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등 높은 전력 수요로 그 비중은 지속 증가하고 있다.
OCI홀딩스는 이와 관련해 일시적 공급과잉이 해소되는 하반기 이후 미국 태양광 시장이 정상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또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OCIM이 공급하는 폴리실리콘의 프리미엄도 유지될 것으로 내다봤다.
OCIM의 태양광용 폴리실리콘은 말레이시아의 친환경 수력발전을 기반으로 RE100 요건을 충족한다. 또 최근 미국 관세국경보호청(CBP)에 의해 강화되고 있는 위구르 강제노동 방지법(UFLPA)을 준수한다는 점에서 중국산보다 경쟁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다.
OCI홀딩스는 2분기 기준 1조7000억원 상당의 안정적인 현금 보유력을 바탕으로 보다 적극적인 주주환원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이사회는 이날 기존 계획된 1차 4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및 소각 외 2차 2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올해 안에 조기 매입키로 결정했다.
OCI홀딩스는 연초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오는 2026년까지 발행주식 총수의 5%(약 1000억원)에 대한 자사주 매입 및 소각을 시행하기로 발표했다. 지난 7월 올해 목표인 2%(약 400억원)에 대한 주식의 취득을 완료했으며 오는 9월까지는 이를 전량 소각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OCI홀딩스의 올해 총 주주환원액 규모는 배당금 650억원을 포함해 약 1200억원(배당금 650억원, 1차 400억원, 2차 2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서 사장은 “OCI홀딩스는 견고한 재무 펀더멘털에도 불구하고 미 대선 및 글로벌 금융시장 변동성의 영향으로 현재 PBR(주가순자산비율)은 0.4배로 현저히 저평가된 상황”이라며 “신재생에너지, 첨단소재, 제약·바이오 등 사업 포트폴리오별 경쟁력을 강화하고, 반도체, 이차전지 소재 등 고부가가치 첨단소재에 대한 혁신 투자로 수익성을 확대하는 등 회사의 중장기 성장동력을 확보해나가겠다”고 밝혔다.
또 “앞으로 두 자릿수의 ROE(자기자본이익률)를 유지하겠다는 목표를 내세우고 이를 통한 주주환원 규모를 보다 확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