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퇴근 시간 이후·주말 영업 등 운영시간 다양화
은행권 탄력점포가 확대되고 있다. 은행 몸집 줄이기에 전체적인 영업점 수는 줄고 있지만, 탄력점포는 되레 증가세다. 소비자와 접점을 유지하고, 영업점 디지털화 등 새로운 기술을 접목해 대면 채널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탄력점포는 일반적인 은행 영업시간(평일 오전 9시에서 오후 4시) 외에 늦은 저녁이나 주말에도 문을 여는 영업점을 말한다. 평일 낮 은행 방문이 어려운 직장인 등을 위해 운영한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은행은 7월말 기준 전국 1030개의 탄력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말(891개)과 비교하면 반년 새 139개가 새로 생겼다.
탄력점포는 지난 2016년 596개에서 △2017년 673개 △2018년 733개 △2019년 861개로 늘어나는 등 매년 50~100개가량 꾸준히 추가됐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가 불거지고 사회적 거리두기가 확산하면서 2020년(870개)에는 한 해 동안 9개 증가하는 데 그쳤고, 2021년(866개)에는 되레 4곳이 사라졌다. 2022년 초에는 800개까지 쪼그라들기도 했다.
그러나 코로나 엔데믹(감염병의 풍토병화) 이후 방역 조치가 해제되자 은행권은 다시 탄력점포 확대 속도를 높였고, 올해 처음으로 네 자릿수를 돌파했다.
탄력점포는 관공서 내 입점 점포와 외국인 근로자 특화, 상가·오피스 인근, 환전센터, 고기능 무인 자동화기기(STM) 등의 유형으로 나뉜다. 이중 탄력점포 운영 핵심은 STM이다.
은행 STM은 은행 영업점 창구 업무의 80~90%를 수행할 수 있는 고성능 기기다. 각종 생체인증으로 본인확인을 지원하고, 이를 통해 비대면으로 계좌개설, 카드·통장·OTP(일회용 비밀번호) 발급 등 업무를 볼 수 있어 특화점포로 취급된다.
은행 STM은 지난해 초까지만 해도 200대 안팎에 불과했으나, 올해 7월말 기준 415대가 전국 각지에 비치돼 있다.
은행권이 탄력점포를 운영하는 이유는 여전히 대면 거래를 선호하는 소비자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더욱이 비대면 서비스가 비약적으로 발전했다지만, 아직 은행 업무 중에서는 비대면만으로는 처리할 수 없는 영업점 고유의 역할도 존재한다.
그러나 통상 은행 영업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로, 일반적인 직장인 금융소비자가 방문하기 쉽지 않다. 이에 점포 운영시간을 퇴근시간까지 늘리거나 아예 주말까지 늘리는 탄력점포 수요가 커진 모습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소비자 편의성과 영업 경쟁력을 동시에 잡기 위해 디지털을 접목한 탄력점포는 꾸준히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