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론·IoT센서 활용…원격·실시간 생산현장 관리
자동용접로봇 80여개 개발…안전성·효율성 확보
기간산업이 위기다. 경쟁국의 저가공세와 인력난 등으로 흔들리고 있다. 조선·철강·정유·화학·항공·해운·물류 업계는 이종업종·이종사업간 융합을 통해 위기탈출에 나섰다. 협력과 신사업을 통해 새로운 융합형 비즈니스 기회를 만든다는 전략이다. <신아일보>는 ‘융합으로 위기탈출’ 업종별 시리즈를 마련했다.
첫번째 시리즈 업종은 ‘조선’이다. / <편집자 주>
<글 싣는 순서>
① HD현대- '미래 첨단 조선소'
② 한화오션- '스마트야드'
③ 삼성중공업- '에스야드'
#. 오랫동안 침체됐던 조선업이 최근 호황을 맞았지만 인력난에 빠졌다. 현재 국내 조선업 종사자는 초호황기였던 2014년(20만3441명)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9년 새 반토막이 나면서 9만3038명으로 집계되고 있다. 조선3사는 ‘AI·로봇’을 조선소와 융합해 제조 혁신을 이룬다는 방안이다.
한화오션은 연결화·자동화·지능화를 지향하는 AI(인공지능)·로봇 기반 스마트 조선소 ‘스마트 야드’를 구축한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오션은 ‘글로벌 오션 솔루션 프로바이더(Global Ocean Solution Provider)’로 도약한다는 중장기 전략에 따라 조선소를 스마트 야드로 무장시킨다는 계획이다. ‘사람’과 ‘경험’ 중심의 생산에서 ‘데이터’와 ‘로봇’ 기반의 디지털 및 자동화 방식으로의 전환이다.
2026년까지 3000억원을 투입해 기존 10% 수준의 생산 현장 자동화율을 70%까지 끌어올리고 안전성과 생산성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우선 안전성 확보를 위해 IoT(사물인터넷), AI 등 첨단 디지털 기술을 선박 생산에 접목해 공정을 자동화한다. 최적의 생산공법과 자동화, 디지털 기반의 야드 구축으로 고위험·고난이도 작업은 로봇이 대체한다.
또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협력사·공정·장비·자재 등을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모든 조직이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물류 자동화 시스템을 구축한다.
◇스마트 야드 전진기지 ‘디지털 생산센터’…원격·실시간 현장관리
한화오션은 이러한 스마트 야드의 전진기지 역할을 하는 ‘디지털 생산센터’를 국내 최초로 설립해 운영 중이다. 현장을 일일이 들여다보지 않아도 거대한 생산 현장을 한눈에 파악해 문제 발생 시 신속한 해결책을 제시한다.
디지털생산센터는 건조 중인 블록 위치 등을 드론, 사물인터넷(IoT) 센서 등으로 실시간 확인 가능한 ‘스마트생산관리센터’, 바다 위에서 시운전 중인 선박 상태를 육지에서 확인하는 ‘스마트시운전센터’로 구성됐다.
스마트 생산관리센터는 대형 스크린을 통해 각종 생산 정보를 제공한다. 문제 발생 시 빠르게 해결책 모색이 가능하다. 또 기상 상황 등 생산에 영향을 주는 불확실성을 예측하고 시뮬레이션으로 위험 요소에 사전 대응할 수도 있다.
스마트 시운전센터는 한화오션이 건조하는 시운전 선박의 장비별 성능, 연료 소모량, 문제점 등 모든 운항 정보를 수집해 실시간 모니터링하고 기술 지원을 한다. 이로써 기술 인력이 승선하지 않더라도 육상의 시운전센터에서 원격으로 선박 상태를 진단·대처 할 수 있게 됐다.
◇자동 용접 ‘로봇’…안전성·효율성↑
안전하고 효율적인 용접 현장 조성을 위해서는 다양한 자동 로봇을 활용한다. 탑재론지 용접로봇의 경우 조선업계에서 유일하게 야외 용접 작업을 목적으로 개발한 로봇이다. 사람이 작업하기 힘든 위치도 무리 없이 용접할 수 있다. 이러한 로봇이 작업한 용접부분은 수작업과 달리 균일해 그라인딩을 할 필요도 없다.
이외에도 무레일 주행 용접로봇은 경사진 곳에서 레일 없이도 용접이 가능해 작업 시간을 단축하고 오비탈 GTAW 용접장치는 높은 기량을 요구하는 배관 용접을 균일하게 해낸다.
한화오션이 개발해 용접 및 가공 현장에 활용하고 있는 로봇은 총 10여개 분야 80여개에 달한다. 앞서 한화오션은 지난해 하반기 유상증자를 통해 확보한 자금 중 3000억원을 스마트 야드 구축에 투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향후 로봇과 자동화로 생산성을 높이고 안전성을 제고해 조선소 전체를 빅데이터 기반의 거대한 스마트 야드로 전환할 것”이라며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경쟁력 확보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