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부 댐 연결 위해 길이 430m 수직터널 뚫는 고난도 공사
DL이앤씨 컨소시엄이 충북 영동군에 한수원 최초 양수발전소를 짓는다. 상·하부 댐 연결을 위해 길이 430m 수직터널을 뚫어야 하는 고난도 공사로 다음 달 착공해 2030년 말 준공할 계획이다.
22일 한국수력원자력(이하 한수원)과 DL이앤씨에 따르면 한수원은 지난 9일 영동양수발전소 1·2호기 토건 시공사로 DL이앤씨-지평토건 컨소시엄을 선정했다.
양수발전은 전력 수요가 낮을 때 잉여 에너지를 활용해 상부지로 물을 끌어 올려 모아뒀다가 전력 수요가 증가하면 하부지로 물을 내려 터빈을 통해 전력을 생산한다. 심야의 저렴한 전력이나 낮 태양광으로 발생하는 과잉 출력 등을 위치에너지로 변환해 저장했다가 필요시 전기 수요에 대응하는 방식이다. 대규모 정전 시 자체 기동 발전을 통해 다른 발전소에 최초 전력을 공급하는 역할도 수행한다.
영동양수발전소는 충북 영동군 상촌면과 양강면 일원에 지어진다. 2030년 12월 준공 목표로 다음 달 공사가 시작된다. 준공 후에는 500MW 규모 전력을 생산하게 되는데 이는 약 11만 가구가 매년 쓸 수 있는 전력량이다.
영동양수발전소 건설 과정에 상·하부 댐을 연결하는 길이 430m 수직터널을 뚫어야 한다. DL이앤씨는 암반에 지름 약 0.3m 구멍을 만들어 칼날이 장착된 수직 터널 굴착기를 삽입하고 이를 회전시켜 암반을 뚫을 계획이다.
DL이앤씨 관계자는 "기술과 품질, 안정성 등을 까다롭게 검증하는 한수원에서 프로젝트를 수주한 것만으로도 DL이앤씨의 기술력과 경쟁력이 검증된 것"이라며 "이번 수주로 미래 먹거리로 꼽히는 양수발전 사업에 속도를 내겠다"고 말했다.
한수원은 영동양수발전소 시공사 선정 입찰에 입찰자의 공사 수행 능력과 시공계획, 입찰가격 등을 종합 심사하는 '종합심사낙찰제'를 적용했다. 기술 경쟁을 유도하고자 기술 분야에 높은 배점을 부여했다. 투명하고 공정한 입찰을 위해 입찰 예상 업체와 한수원 임직원 간 비공식 접촉을 일절 금지하고 비리신고센터도 운영했다고 밝혔다.
황주호 한수원 사장은 "영동양수발전소 1·2호기 건설은 한수원 최초 양수발전소 건설사업으로 종합심사낙찰제도 시행으로 안전과 품질을 확보해 전력 수급 안정성 확보에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에선 △청평 △삼랑진 △무주 △산청 △양양 △청송 △예천 총 7개 양수발전소가 운영 중이다. DL이앤씨는 이 중 경북 예천군 예천양수발전소 공사를 지난 2009년부터 2011년까지 수행했다. 앞선 사업 경험과 전문 인력을 활용해 이번 영동 사업 수주에 성공했다. 영동양수발전소 토건 공사비는 부가가치세 포함 약 5538억원이다.
한수원은 홍천과 포천, 합천, 영양에도 차례로 양수발전소를 건설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