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4법' 등 두고는 여야 충돌 가능성
여야는 오는 28일 국회 본회의에서 민생 법안 10여건을 통과시키겠다고 예고했다. 22대 국회 개원 이후 계속된 극한 대치 국면 속에서 여야가 합의로 민생 법안을 처리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 될 전망이다. 다만 윤석열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로 돌아온 법안에 대한 재표결을 두고는 여야간 정쟁이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25일 정치권에 따르면, 여야는 비쟁점법안에 대해 28일 본회의에서 최대한 처리하자는 쪽으로 의견을 수렴했다. 특히 구하라법과 일·가정 양립 지원법, 전세사기특별법, 소부장법 등 10여건의 민생 법안을 합의 처리하기로 했다.
구하라법은 가수 고(故) 구하라씨 이름을 딴 법안으로 양육 의무를 저버린 부모의 상속권을 제한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일·가정 양립 지원법은 국민의힘이 당론으로 발의한 '저출생 대응' 법안 중 하나이다. 배우자 출산휴가 기간을 현행 10일에서 20일로, 난임 치료 휴가 기간을 현행 3일에서 6일로 늘리는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전세사기특별법은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경매를 통해 전세 사기 피해가 발생한 집을 사들여 피해자를 지원하는 내용 등을 골자로 한다.
이 밖에도 취약 계층이 도시가스 요금 감면 서비스 지원에서 누락되지 않도록 지방자치단체 등이 대신 신청할 수 있도록 하는 '도시가스 사업법', 산업단지 입주 기업의 신재생에너지 이용 확대를 위한 '산업 집적 활성화법' 등도 상임위 문턱을 넘었다.
기술 자료를 부당하게 유용해 중소기업의 피해가 우려될 때 법원에 이를 막아달라고 청구할 수 있게 한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촉진법'과 '예금자보호법', '택시운송사업 발전법' 등도 처리될 전망이다.
다만 간호법을 두고는 여야가 진료지원(PA) 간호사의 업무 범위, 간호조무사 시험 응시 학력기준 등을 두고 이견을 보이면서 본회의 처리가 불투명해졌다.
이와 더불어 민주당은 이날 본회의에서 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로 국회에 돌아온 방송4법(방송법·방송문화진흥회법·한국교육방송공사법·방송통신위원회법 개정안), 전국민 25만원 지원법(민생회복지원금지급 특별조치법),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 등 쟁점 법안에 대한 재표결 추진을 검토 중이다. 국민의힘은 본회의에 재의결 안건이 상정되면 모두 부결시킨다는 방침이라 여야는 또다시 부딪힐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특히 쟁점 법안 재표결로 인해 국회가 다시 대치 국면으로 접어들 경우, 여야 대표 회담이 무기한 연기되거나 결렬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앞서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이날 회담을 하기로 했지만, 이 대표의 코로나19 확진으로 일정은 일주일 이상 연기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