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E&S 합병' 100조 에너지기업 확정…최태원 리밸런싱 '첫발'
'SK이노-E&S 합병' 100조 에너지기업 확정…최태원 리밸런싱 '첫발'
  • 장민제 기자
  • 승인 2024.08.27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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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석주주 85.75%, 국민연금 반대에도 찬성
"주총장 분위기 좋아, 회사 발전될 것 같다"
11월 100조 에너지기업 출범, 경쟁력 강화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이달 19일 개막한 '2024 이천포럼'에서 강연을 경청하고 있다.[사진=SK]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이달 19일 개막한 '2024 이천포럼'에서 강연을 경청하고 있다.[사진=SK]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리밸런싱(사업재편)이 첫발을 내딛었다. 국민연금의 반대에도 SK이노베이션과 SK E&S의 합병안이 주주들로부터 압도적인 찬성을 받았다.

SK이노베이션은 27일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에서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참석주주 85.75%의 찬성률로 합병계약 체결 승인의 건을 통과시켰다.

합병건은 주주총회 특별 결의 사항으로 참석 주주 3분의 2 이상, 발행 주식수 3분의 1 이상이 찬성하면 승인된다. 2대 주주인 국민연금(지분율 6.2%)은 반대 입장을 밝혔지만 대다수 주주들은 찬성표를 던진 셈이다.

이번 합병 비율은 1대 1.2로 SK E&S에 유리하게 결정됐다. 합병이 완료되면 지주사 SK㈜의 SK이노베이션 지분율은 36.22%에서 55.9%로 커진다. 이에 국민연금은 기존 SK이노베이션 주주의 가치 훼손을 우려했다. 하지만 세계 최대의 의결권 자문기관인 ISS와 글래스루이스도 이번 합병안 찬성을 권고함에 따라 참석한 외국인 주주들의 95%가 이번 합병안에 찬성했다.

이날 주총에 참석한 SK이노베이션 주주 최경자씨(1941년생)는 “주총장 분위기는 좋았고 반대의사 표명은 없었다”며 “(찬성 표 던진 건) 그래야 회사 발전이 될 것 같았다”고 전했다.

이번 합병안 의결로 최태원 회장의 SK 리밸런싱 전략이 본격화 될 것으로 전망된다. 최 회장은 지난해 10월 SK 최고경영자(CEO) 세미나에서 ‘서든데스’를 언급하며 빠른 변화를 강조했다. 이후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에 최창원 의장을 앉히며 그룹 사업재편에 힘을 실었다.

최 의장은 취임 후 임원 주6일 근무와 함께 ‘토요 사장단 회의’를 20년만에 부활시키며 비상경영에 돌입했고 계열사 구조조정 등 체질개선도 소폭 진행했다. 올해 6월엔 경영전략회의를 통해 리밸런싱 방안을 논의했다.

이어 SK이노베이션과 SK E&S는 지난달 17일 각각 이사회를 열고 양사간 합병 안건을 의결했다. 불확실한 대내외 환경에 선제적 대응하고 미래 에너지 사업에서 확고한 성장 기반을 다지기 위함이다. 특히 SK그룹의 차세대 성장동력인 배터리 기업 SK온의 정상화가 시급하다. SK이노베이션의 자회사 SK온은 올 2분기 4601억원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설립 후 11분기 연속 적자 늪에 빠져 있다.

합병법인은 오는 11월1일 공식 출범한다. 합병법인이 출범하면 자산 100조원, 매출 88조원의 아시아·태평양지역 최대 규모의 민간 에너지 기업이 탄생하게 된다. 특히 SK이노베이션의 석유사업과 배터리사업에 더해 SK E&S의 액화천연가스(LNG), 재생에너지 사업 등이 결합돼 에너지 포트폴리오의 경쟁력이 강화될 전망이다.

이번 합병으로 안정적인 재무 및 손익 구조 구축도 기대되는 부분이다. SK이노베이션은 합병으로 인한 시너지 효과만 2030년 기준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 2조2000억원 이상을 예상했다. 전체 EBITDA는 20조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박상규 SK이노베이션 사장은 “회사의 장기적인 안정과 성장의 토대가 될 이번 합병이 순조롭게 마무리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할 예정”이라며 ”더불어 합병 완료 이후 다양한 주주친화 정책을 적극 검토해 실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jangstag@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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