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당무 복귀… 당내 '회담 무용론' 제기
"각자 입장 평행선처럼 주장할 거면 회담 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8일 코로나19 확진에 따른 치료를 마치고 당무에 복귀하면서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의 회담 준비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됐지만, 당 내부에서 '회담 무용론'이 제기되는 등 부정적인 기류가 감지됐다.
조승래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 후 기자들과 만나 "(실무협의에) 큰 진척이 없다"고 밝혔다.
조 수석대변인은 "의제와 형식 측면에서 '열어놓고 얘기하자'고 일관 되게 주장했다"면서 "그 과정에서 한 대표 스스로가 본인의 입지를 계속 좁히는 방식으로 접근해왔다"고 말했다.
또 그는 "의료대란 등 민생에 가장 핵심적인 문제와 의제부터 열어놓고 다룰 수 있다고 했지만, 저쪽에서 세제개편 등 의제를 제안했고, 그 다음으로는 형식 문제를 갖고 본질과 다른 얘기를 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당 내에서는 이런 대표 회담을 해야하는건가 회의감을 갖고 있는 분들이 많아졌다"고 꼬집었다.
이어 "한 대표의 정치적 결단과 의지가 정말 필요해 보인다"면서 "그런 게 있어야 대표회담의 의미가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진성준 정책위의장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실무 협상을 담당하고 있는 이해식 당대표 비서실장의 말을 들어보면 '이런 상황에서 회담할 필요가 있는가, 회담의 실효성이 있는가 하는 회의가 강하게 든다'고 할 정도"라고 상황을 전했다.
그러면서 "의제 협상에 아무런 진전이 없다고 하는데 각자 입장을 평행선처럼 주장할 거면 대표회담을 뭐 하려고 하겠는가"라고도 했다.
반면 한 대표 측의 박정하 국민의힘 당대표 비서실장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은 세 가지만 맨날 주장하고 있다"며 "민주당은 이렇게 가두리를 해 놓고 '이거 받을 거냐, 저거 받을 거냐'고 이러면 우리가 어떻게 협상을 하겠나"라며 불만을 드러냈다.
당초 여야 대표회담은 25일 시한으로 협의 중에 있었다. 그러나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지난 22일 코로나19에 확진되면서 미뤄지게 됐다.
한 대표는 전날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현장간담회를 마친 후 기자들에게 "언제든지 신속하게 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정치권에서는 추석 연휴 전에 양당 대표 간 회담이 성사될 것으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추석 밥상 민심을 잡기 위한 전략으로 해석된다.
한편 이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생경제 상황이 어렵다. 실질임금이 줄고 고금리가 계속되면서 소비도 위축됐다"며 "민주당은 지역화폐 개정안을 당론 법안으로 추진하겠다"며 "제 경험으로는 (지역화폐가) 여태까지 만든 재정정책 중에서 가장 효율적"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당대회 때 꺼내든 먹사니즘과 함께 여당을 향해 전 국민 25만원 민생회복지원금 특별조치법(25만원 지원법)을 받으라고 압박했다.
[신아일보] 김가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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