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농경지 등의 비점오염원 폭넓은 관리 필요"
생명, 환경, 생물 등 분야 전문가들이 녹조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려면 인과 질소 등 오염원을 차단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축산지와 농경지 등에서 광범위하게 발생하는 비점오염원에 대한 폭넓은 관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한국수자원공사는 지난 3일 대전시 대덕구 본사 세종관 50주년 기념홀에서 '자연에 대한 올바른 이해, 녹조 극복의 첫걸음'을 주제로 전문가 심포지엄을 개최했다고 4일 밝혔다.
수자원공사는 국민 관심이 큰 녹조에 대한 올바른 정보를 전하고 기후변화 대응 방안을 모색하고자 이번 심포지엄을 기획했다. 생명공학과 환경공학, 생물학 등 분야 국내 전문가들과 함께 녹조 관리 방안을 논의했다.
전문가들은 녹조 문제 해결의 열쇠는 인·질소 관리에 있다며 이를 위해 오염원 차단에 집중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좌장을 맡은 최지용 서울대 교수는 "녹조 관리의 가장 근본적인 대책은 유역의 인과 질소 부하량의 저감"이라며 "하수처리장의 인 방류 기준을 강화하고 축산·농경지 등 비점오염원(非點汚染源) 관리가 핵심"이라고 말했다.
주제 발표를 한 오희목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박사는 미국 이리호와 중국 태호 사례를 들며 "인의 근원적 제거가 첫째 목표지만 질소도 규제할 필요가 있다"라면서 기존보다 폭넓은 관리를 요구했다.
정세웅 충북대 교수도 "인과 질소 관리가 가장 근본 대책"이라며 "하천의 경우 방류수 수질 개선이 중요하고 저수지 등 호소는 비점오염원을 적극 관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창하 서울대 교수는 조류독소의 위해성과 관리 방법에 관해 얘기했다.
이창하 교수는 "조류독소의 흡입에 대한 위해성은 크지 않고 조류독소의 에어로졸화 노출 정도와 그로 인한 유해 정도는 아직 검증된 바 없어 지속적으로 연구가 필요하다"며 "수돗물 내 조류독소는 정수처리 과정에서 제거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토론회에선 녹조 관리 해법으로 △범국가적 관리기관 구축 △민·관·산·학·연 공조를 통한 한국형 모델 수립 △수처리제 확대와 기후테크 활용 등이 제시됐다.
이원태 금오공과대 교수는 "녹조의 발생 원인은 일년내내 있어 가을, 겨울에도 상시적 관리가 필요하다"며 "축산 농가는 지역 수익 창출의 부분으로 오염원 예방을 위해 지자체의 협력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이원태 교수는 그러면서 범국가적 관리기관 수립을 제안했다.
오희목 박사는 "국가 녹조 관리 비전을 제시할 시기인 만큼 민·관·산·학·연 공조로 한국형 모델을 수립하자"고 했다.
또 김범철 강원대 교수는 "녹조의 사전 예방과 퇴적층 내 인의 재용출 방지를 위해 수처리제의 적극적 사용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냈다.
이 밖에도 심층수 수온 차와 초음파, 수생식물 식재 등을 활용하고 인공지능 등 기후테크로 녹조 연구를 더욱 세분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윤석대 수자원공사 사장은 "이번 전문가 심포지엄은 녹조에 대한 과학적 증거를 국민에게 전달해 먹는 물 불안을 해소하고 기후변화 시대의 녹조 대응 방안을 점검하는 뜻깊은 자리였다"며 "객관적 사실에 기초하고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노력을 다해 모두가 안심할 수 있는 녹조 대응 방안을 마련해 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