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 8630만t 감축…‘유동환원로’·‘전기용융로’ 2가지 결합
전기로, 연산 250만t 공장도 착공…2026년부터 본격 가동
기간산업이 위기다. 경쟁국의 저가공세와 인력난 등으로 흔들리고 있다. 조선·철강·정유·화학·항공·해운·물류 업계는 이종업종·이종사업간 융합을 통해 위기탈출에 나섰다. 협력과 신사업을 통해 새로운 융합형 비즈니스 기회를 만든다는 전략이다. <신아일보>는 ‘융합으로 위기탈출’ 업종별 시리즈를 마련했다.
두 번째 시리즈 업종은 ‘철강’이다. / <편집자 주>
<글 싣는 순서>
①포스코- ‘하이렉스’
②현대제철- ‘하이큐브’
③동국제강- ‘하이퍼전기로’
④세아특수강- ‘에스코’
#. ‘산업의 쌀’ 철강업이 건설 불황, 중국산 덤핑 공세 펀치를 맞고 원가를 절감, 공장 가동을 중단했다. 마지막 ‘한 방’은 글로벌 환경규제다. 이에 철강업계는 친환경 제조혁신으로 2050 탄소중립을 이루고 위기에서 탈출한다는 방안이다. ‘친환경’ 기술을 신성장동력으로 삼고 지난 150년간 탄소배출 1위 산업이라는 오명을 벗는다.
‘2050 탄소중립’을 선언한 포스코는 꿈의기술로 불리는 수소환원제철 ‘하이렉스(HyREX)’ 상용화를 통해 탄소배출을 감축한다는 방안이다. 이와 동시에 전기로 확대에도 나선다.
5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수소환원제철 실증 기초설계에 착수한 포스코는 올해 1월 포항제철소에 수소환원제철 개발센터를 개소했다. 또 현실적이고 경제적인 녹색전환(GX)을 위해 산업통상자원부가 기획하는 수소환원제철 실증사업과 연계해 하이렉스(HyREX) 기술개발을 추진하는 로드맵을 마련했다.
이에 따라 포스코는 2030년까지 하이렉스 상용 기술개발을 마친 뒤 2050년까지 포항·광양 제철소의 기존 고로 설비를 단계적으로 수소환원제철로 전환한다는 방침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이 기술이 상용화되면 8630만t의 탄소배출이 감소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수소환원제철 기술은 철을 생산할 때 화석연료 대신 수소를 활용하는 친환경 기술이다. 수소를 활용하면 탄소가 배출되지 않고 물이 생성된다.
하이렉스 공정은 4개의 ‘유동환원로’와 전기용융로(ESF)라는 2가지 설비를 결합해 이뤄진다. 유동환원로에서 수소에 의해 산소가 90%가량 떨어져 나간 직접환원철(DRI)을 만들고 이를 ESF에 넣어 나머지 10%의 산소를 제거해 최종적인 쇳물을 생산한다. 포스코가 지난 2007년 개발한 파이넥스(FINEX) 기술이 기반이다. 현재 수소 25%, 일산화탄소 75%를 사용하는 파이넥스 기술을 수소 비율 100%까지 고도화시키겠다는 게 하이렉스 공정의 목표다.
하이렉스·파이넥스는 고로 공정과 달리 고체 상태의 철을 환원시키기 때문에 철을 녹이는 추가적인 설비가 필요하다. 포스코는 이를 위한 ESF 개발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시간당 최대 1t의 용선 생산이 가능한 전기용융로 시험설비(파일럿 ESF)가 올해 1월 완공됐고 지난 4월에는 첫 출선에 성공해 총 15t의 쇳물을 출선했다.
ESF는 기존에 전기를 이용해 쇳물을 만들던 전기아크로(EAF)와 달리 로(爐)내에 탄소가 일부 존재해 환원 환경이 유지된다. 기존 고로처럼 슬래그 성분 제어가 가능한 형태로 설계돼 상대적으로 저품질 DRI를 다룰 수 있다.
포스코는 ESF 기술 개발에 매진해 30만t 규모의 하이렉스 시험설비를 도입하고 2030년까지 상용화 기술을 완성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함께 전기로도 도입해 단계적으로 탄소 배출을 줄여나간다. 앞서 올해 2월 전남 광양에 약 6000억원을 투자해 연산 250만t 규모의 전기로 공장을 착공했고 2026년부터 본격적인 가동에 들어간다.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은 “탄소중립 등 당면과제를 함께 극복하고 해결해 나가야 한다”며 “친환경 미래사회 구현을 위한 혁신적 소재로 업을 확장하고 한계를 뛰어넘는 도전정신으로 초일류 미래기업으로 도약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