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허영 의원이 국방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현재 국군수도병원에 장기 안치되어 있는 시신은 총 9구이며 군에서 파악하고 있는 사망의 원인은 자살, 총기에 의한 사망, 그 밖의 사고 등으로 밝히고 있으나, 사고 원인의 정확한 규명 요구, 군 수사당국의 장기 수사 등으로 인해 시신이 안장되지 못한 채 국군수도병원에 장기 안치된 것으로 나타났다.
국군수도병원에 장기안치된 시신은 9구다. 최장 안치 기간은 21년 7개월이었다. 유가족은 지금도 사망원인 규명을 요구하며 시신 인수를 거부하고 있다. 5년9개월이 된 사건 또한 유족들은 ‘자살을 할 이유가 없었다’며 원인 규명을 촉구하고 있다. 이밖에도 짧게는 6개월에서 3년에 이르기까지 7구의 시신이 장기안치 중이다.
최근 5년간 이런 장기 안치되었던 시신의 장례는 모두 11건이 치러졌다. 이 중에도 정확한 사망원인 규명을 요구하다 결국 18년 9개월, 13년 2개월 만에 장례가 치러진 경우가 있었다. 지난 7월 故이예람 중사도 사망 후 3년 2개월 만에 장례가 치러졌다.
국군수도병원의 장기 안치 시신은 대부분 유가족이 정확한 사망 원인 규명을 요구함에 따라 장례를 치르지 않거나, 군 내 부조리 또는 가혹행위 등으로 사망함에 따라 그 원인이 된 경위를 밝히기 위한 수사가 오랜 기간 진행됨에 따라 장기안치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2003년 육군 강모 상병은 차고에서 목을 맨 채 발견되었고, 부검 결과 충격으로 인한 외상이 있었으며, 자살 사유에 대한 논란이 있었지만 군 헌병대는 자살로 결론짓고 수사를 마무리했다. 강 상병의 의문사 논란에 대해서 군은 진상을 제대로 규명하지 못했다는 논란이 있는 채, 가장 오랜 기간인 21년 7개월째 국군수도병원 영안실에 안치됐다.
5년 8개월 동안 안치 중인 공군 최모 일병은 상급자의 비인격적 언행과 가혹행위로 인해 생활관에서 스스로 생을 마감했고, 2년간 안치되어 있는 공군 강모 하사는 부대 내 부당행위와 더불어 불안, 우울감에 빠져있는 동안 적절한 관리 조치를 받지 못한 채 극단적 선택을 하고 현재도 국군수도병원에 안치됐다.
허영 의원은 “짧게는 6개월, 길게는 21년이 넘는 기간 동안 군에서 발생한 안타까운 죽음의 사망원인이 제대로 규명되지 않아 유가족은 참담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며 “군이 하루라도 빨리 철저한 수사를 통해 사망 경위를 정확히 밝혀 유가족의 답답함을 풀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군 스스로 군내 가혹행위 등 부조리 근절을 통해 우리 젊은 군인들이 더 이상 안타까운 죽음을 선택하고 또 장기 안치되는 사태가 재발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