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취약계층의 사회복지를 책임지는 사회복지전담공무원이 직무스트레스 등으로 인한 건강문제(육체적 · 정신적 · 심리적)를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출근함으로써 나타나는 업무의 효율성이나 생산성 저하에 관한 연구 논문이 발표돼 학계 및 관련 종사자들에게 학술적 측면에서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김은경 아산시 여성복지과장(57 · 복지5급)은 지난달 22일 호서대학교 일반대학원(사회복지학전공)에서 ‘사회복지전담공무원이 지각한 협업역량과 조직학습, 프리젠티즘이 조직성과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연구’ 논문으로 사회복지학 ‘박사학위’를 수여 받았다. 아울러 연구의 가치가 높아 호서대 총장상도 받았다.
참고로 ‘프리젠티즘’(Presenteeism)이란 노동자가 직무스트레스 등으로 인한 육체적 · 심리적 · 정신적 건강문제로 컨디션이 떨어져 몸이 아픈데도 불구하고 출근함으로써 나타나는 업무의 효율성 및 생산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업무 성과를 분석 · 연구한 것이다.
김은경 과장의 박사학위 논문은 사회복지공무원의 협업역량과 조직학습, 프리젠티즘이 조직 성과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그에 따른 지속적인 관리와 개선 노력이 필요함을 확인시켜 주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갖는다.
김 과장의 연구 논문은 충남지역 내 ‘사회복지행정연구회’ 회원의 도움으로 총 337부의 표본 설문조사 결과를 최종 분석했다. 첫째, 사회복지전담공무원의 협업역량과 조직학습, 프리젠티즘 수준 확인결과 △협업역량은 평균 4.0 이상으로 협업이 대체로 잘 되고 있었다. △조직학습과 프리젠티즘의 경우 3.65점으로 보통 · 그렇다의 중간 수준 △조직성과는 평균 3.59로 중간 수준, 조직성과의 하위요인 별로는 능률성이 약간 높고 효과성이 다소 낮았지만 대체로 유사한 수준이었다.
따라서 사회복지전담공무원들의 협업역량은 긍정적 수준으로 판단되지만 조직학습과 성과는 그리 높지 않았다. 아울러 사회복지전담공무원의 프리젠티즘은 업무의 다양화와 증가하는 업무량에도 불구하고 아직 높지 않았다는 결과가 도출됐다.
둘째, 협업역량이 전체 조직성과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 협업역량의 하위요인인 인간관계 팀워크와 기능적 팀워크가 조직성과와 정적으로 유의미한 영향관계가 있었다. 조직 내 인간관계 팀워크가 증가하고, 기능적 팀워크가 증가할수록 조직성과도 증가했다.
협업역량이 증가할수록 능률성이 증가했고, 협업역량과 조직학습이 조직성과의 하위요인인 효과성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도 역시 협업역량의 하위요인이 기능적 팀워크가 정적으로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고 있어서 협업역량이 증가할수록 조직의 공정성도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셋째, 조직학습이 전체 조직성과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 정적으로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나 조직학습이 증가할수록 조직성과가 증가했고, 조직성과의 하위요인별 분석결과도 조직학습이 증가하면 능률성, 효과성, 공정성에 부적으로 유의미한 영향을 미쳤다. 즉 사회복지전담공무원이 지각한 프리젠티즘이 감소할수록 전체 조직성과와 하위요인인 능률성, 효과성, 공정성이 증가했다. 이번 연구를 통해 사회복지전담공무원이 경험하는 프리젠티즘이 조직성과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나타냄으로써 지속적으로 이 프리젠티즘을 관리하고 개선하기 위한 노력이 요구된다는 결과가 나왔다.
연구결과를 근거로 우선 신임 사회복지전담공무원을 중심으로 조직학습의 기회를 증가시켜야 하며, 직무특성에 맞는 체계적이고 효과적인 교육기회의 확대와 훈련 방법이 필요하며, 협업역량을 높일 수 있는 학습기회를 제공,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다양한 교육지원이 필요하다.고 했다. 또 이들의 전문성 강화, 인력배치와 업무 적정시간 근무환경 개선, 휴직인원 비율만큼 별도 정원 인정, 힐링프로그램, 채용후 실무교육 이수, 결원 발생과 동시 대체인력 배치로 행정공백을 예방, 복지서비스 질적 담보 등을 제언했다.
김 과장은 "34년 간 시민과 함께하며 사회복지공무원의 다양한 어려움을 현장에서 몸소 느낀 결과 복지담당 공무원의 적극적이고 긍정적인 마인드가 아산시민 전체의 복지향상에 기여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논문 주제를 선정했다"고 말했다.
이어 박사학위 도전 의미에 대해 “그동안 사회복지 공무원으로써 다양한 업무를 해 오면서 축적된 실전적 행정경험을 통해 복지부 교육원에서 강의도 하고, 여러곳에서 아산시 사회복지 소개도 하다보니 학문적 연구를 통해 더 공부를 하고 싶다는 욕구가 생겨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공부를 계속 하게 됐다”고 말했다.
또 "박사학위 취득은 공직생활과 교육을 함께 병행할 수 있는 아산시의 여건과 환경 덕분"이라며 "1명의 박사는 주위의 가족과 동료가 함께 만든다는 교수님의 말씀처럼 힘들 때 격려해 주신 동료와 지인분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하고 싶고, 앞으로도 시민과 함께 호흡하며 경청하고 공감할 줄 아는 공무원이 되겠다"고 말했다.
김은경 과장은 1991년 7월 아산군청(現 아산시청)에 첫 입직해 1993년 2월 사회복지 전공 석사학위를 받았다. 당시 사회복지학 대학원 석사 과정 재학 중 음봉면에 최초 발령받아 사회복지과, 여성복지과 등을 두루 거치며 ‘아산형 복지안전망체계’를 마련, 아산시를 행안부와 보건복지부가 인정한 ‘중소도시형 복지모델’을 수립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김 과장은 맡은 업무를 창의적으로 성실히 추진하고 언제나 경청의 자세로 복무해 시민으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았다. 2020년 1월에는 KBS 아침마당에 출연, 전국에 모범이 되는 ‘아산시 복지’ 실태를 소개했다.
김 과장은 “사회복지부서는 민원이 가장 많아요. 민원인이 화났을 때 경청하며 잘 들어주고 공감해 줘야 합니다. 나 같아도 그랬을거 같다. 그런 자세로 들어주면 민원인의 말이 한풀 꺾이고 톤이 내려간다. 그러나 안되는 건 안되는거다. 억지로 수급자를 만들어 줄수는 없다. 부족한 부분은 다른거로 도울수 있으면 그거를 안내해 드리면 됩니다”라고 말했다.
김 과장은 2016년부터 2021년까지 7년 간 사회복지과 ‘행복키움지원팀장’을 맡아 아산시 지역복지 체계 마련을 위해 ‘행복키움지원단’을 활성화 시키는데 크게 기여했다. 시민들과 공공이 협업하는 형태의 민관협력으로 2011년 출범한 행복키움추진단은 아산시 1개 읍·면·동별로 조직돼 동장과 민간인 등 2명이 공동단장을 맡고 있다. 1개 동에 약 500여 명의 단원(2022년도 12월 기준)으로 구성, 총 1만 명의 단원이 활동하며 사회복지 사각지대 발굴, 찿아가는 교육 수행, 후원사업을 하고 있다. 그 결과 행안부와 보건복지부로부터 아산시가 ‘중소도시형 복지모델’로 인정 받았다.
뿐만 아니라 항상 어려운 이웃의 대변인으로 아산시에서만 할 수 있는 아산형 복지체계 10가지를 만들었고, 그 중 아산형 긴급복지사업, 읍·면·동 행복키움 긴급복지사업은 100% 후원금으로 운영되는 제도로 복지사각지대를 메우는 촘촘한 복지안전망을 구축했다.
‘아산형 긴급복지’는 더(지원) 줘야 되는 데 법적 제도가 없어 못주는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문제를 일컫는다. 즉 현행제도로 1차는 긴급복지(국비), 2차는 공동모금 긴급복지, 3차는 후원금(민간) 최대 100만 원을 지원한다.
그러나 4차는 읍·면·동 행복키움추진단에서 후원금을 지원하는 시스템으로 복지관을 통해 체크카드를 발급 지원하며 더 필요하면 1,2,3차 메우는 방식으로 이는 김은경 과장이 처음으로 추진 설계해 시행하고 있다. 김 과장은 또 사회복지협의회와 협약, 후원금으로 읍·면·동 복지사각지대 취약계층에게 여름에는 선풍기, 영양제, 겨울에는 집수리연계사업으로 장판지원, 전기·보일러 수리지원을 하고 있다. 또 우체국 공익재단을 통해 복지사각지대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행복키움추진단 지원을 받아 보험가입을 지원하고 있다.
김 과장이 행복키움지원팀장을 역임하던 2016년부터 2021년까지 △보건복지부 · 행정안전부 · 충남도 평가 추진 우수기관 14회 수상, 보건복지부 지역복지 기관평가 9년 연속 수상 △지역복지 평가 역점사업 추진으로 복지분야 전국 경쟁력 강화 △2019년 민·관협력 및 자원연계 전국 1위 보건복지부 기관표창 △2020년 범정부 복지 협업과제 선정, 중소도시모델로 아산시 선정 △인적자원망 구축으로 명예사회복지공무원 1만 명 체계마련 △2020년 아산시 후원액 47억 원 달성(12월 희망나눔캠페인 23.5억 모금포함) △2016년 아너소사이어티 발굴 8명(8억 원 달성) △아산형복지체계 마련 아산형 특수시책 9개 사업운영(비예산) 등을 수상했다.
김 과장은 2020년 온양3동장으로 근무 당시 매월 사회적기업과 함께하는 ‘독거노인 생신 잔치’, 맛집과 함께하는 ‘온택트 밑반찬 나눔사업’ ‘정리 수납봉사’ 등 20여 개의 복지사업을 추진했다. 이와함께 주말에는 2015년부터 아산시다문화지원센터에서 위탁받아 ‘다문화 한글학교’를 온양제일교회에서 온·오프라인으로 운영, 베트남 이주여성들이 한국생활에 안정적으로 정착하도록 도왔다.
1995년 9월 소년가장 형제를 돌보며 학교 밖 청소년 문제아의 길을 걷던 소년가장을 중학교 재 입학을 추진, 학업에 매진하도록 지원하고 주거마련을 위해 후원자를 발굴, 조립식주택을 신축해 줬다. 1998년 6월 대전지방법원에서 소년범으로 재판을 받을 당시 보호자로 재판에 참여해 보호관찰 처분을 받고 출소한 청소년을 건강한 사회인으로 성장하도록 도움을 주기도 했다.
김 과장은 “저는 그렇게 생각했어요. 제가 이 일을 하면서 어떤 사업을 해야 되는 데 돈이 없어서 못한다 이건 거짓말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우리 시 여건이면 저는 더 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사실은 엄청 인프라가 좋은 곳이거든요”라고 말했다.
[신아일보] 아산/임덕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