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유럽 전기차 시장의 불확실성 속에서도 그룹의 미래 성장 전략을 구체화하기 위해 현지로 나섰다.
정 회장은 19일(현지시간) 체코 오스트라바 인근 노소비체에 위치한 현대차 체코 공장을 방문해 생산 현장을 점검하고 유럽 자동차 시장의 주요 현안을 논의했다. 추석 연휴에도 맡은 바 업무를 성실히 수행하는 현지 임직원들의 노고를 격려하며 직접 감사의 뜻을 전했다.
이번 방문은 유럽 전기차 시장이 최근 둔화되는 흐름 속에서 현대차의 유럽 내 전동화 전략을 점검하기 위한 자리였다. 유럽자동차산업협회(ACEA)에 따르면, 올해 7월까지 유럽 전체 자동차 시장 수요는 전년 대비 3.9% 증가에 그쳤으며 전기차 수요 증가율은 0.6%에 불과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크게 둔화된 수치로 유럽 시장의 성장세가 주춤한 상황이다.
정 회장은 이날 체코 공장에서 코나 일렉트릭과 아이오닉 5 등 전기차 생산 라인을 둘러보며 전기차 시장의 변화에 대한 전략적 대응을 주문했다. 정 회장은 "품질과 안전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고 지원하겠다"며 "체코공장의 우수한 생산성 및 손익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품질, 서비스, 우수인재 확보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최근 전기차 시장 지각 변동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혁신과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우리의 변함없는 노력은 더욱 강화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현대차는 유럽 시장 내 수요 변화를 반영해, 하이브리드 모델을 앞세운 판매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유럽에서 인기가 높은 투싼 하이브리드를 비롯해 코나 일렉트릭, 아이오닉 5 등의 전동화 모델을 통해 전기차 수요 둔화에 따른 공백을 보완할 계획이다. 올해 하반기에는 캐스퍼 일렉트릭을 유럽 시장에 선보여 전기차 라인업을 한층 강화할 방침이다.
기아도 유럽 전기차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전략을 준비 중이다. EV6의 상품성을 개선하고 EV9의 다양한 트림을 추가하는 한편, EV3 등 전기차 라인업을 확대해 전기차 시장을 선도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슬로바키아 공장에서 2025년부터 본격적으로 전기차 생산을 확대할 예정이다.
현대차그룹은 R&D 역량 강화에도 집중하고 있다. 유럽기술연구소(HMETC)를 중심으로 프리미엄 및 고성능 친환경차 개발에 박차를 가하며 유럽 현지 맞춤형 제품 개발을 위한 연구개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이를 통해 프리미엄 및 고성능 모델 개발과 유럽 권역 내 친환경 모빌리티 개발 거점으로서의 유럽기술연구소 역할을 제고하는 등 유럽에서 다각적으로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목표다. 유럽기술연구소는 해외 생산 차종의 가격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연구활동을 강화하고 그룹의 유럽 PBV 시장 진입을 지원하기 위한 현지 R&D 기능 확대를 추진한다.
현대차 체코 공장은 유럽 시장에서의 현대차그룹의 핵심 생산 거점으로 자리 잡고 있다. 최근 현대차 유럽 중동부에서 발생한 폭풍 ‘보리스’로 인한 피해 복구를 위해 1000만 코루나(약 6억원)를 기부하며 현지 사회 공헌 활동도 이어가고 있다.
정 회장은 체코공장 임직원들을 격려했다. 정 회장은 임직원들에게 추석 인사를 전하고 "체코공장 임직원들의 헌신과 전문성, 강력한 지원에 감사드린다"며 "체코공장은 친환경 모빌리티 비전과 기술을 위한 미래 투자의 핵심 거점으로 글로벌 시장의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현대차그룹의 지속적인 성공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