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유급 막으려 교육이념 저버리나…'출석 안해도 시험 보면 진급'
집단유급 막으려 교육이념 저버리나…'출석 안해도 시험 보면 진급'
  • 장덕진 기자
  • 승인 2024.09.25 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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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대 의대, 올해 한시적 적용…다른 전공생과 형평성 논란 불거져
(사진=연합뉴스)

의정갈등으로 의대생들의 집단휴학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의과대학들은 집단 유급을 막기 위해 시험에 응시하면 출석일수가 부족하더라도 유급시키지 않겠다는 고육지책까지 내놨다. 

다만 의사로서의 법적·도덕적 책임감을 교육의 주목적으로 두는 의과대학에서 다른 전공생과의 형평성 등 특혜 논란이 일 것으로 예상돼 우려되는 상황이다.

25일 교육계에 따르면 가톨릭대 의대는 '의대 학사 시행세칙 재시험·재실습 및 유급 규정'을 통해 대부분 수업이 온라인으로 진행되고 있는데 2024학년도에 한해 온라인 수업의 경우 '출석 미달 유급'을 적용하지 않을 예정이다.

가톨릭대 의대는 정당한 사유 없이 매 교과목 1/4 이상을 초과 결석하거나, 70점 미만인 학점 단위 수가 학년별 총 학점의 1/3 이상인 경우 유급시키는 학칙을 유지해 왔다. 즉 출석 미달·학점 미달인 학생의 경우 유급된다.

다만 1학기 시험을 치르지 않거나 본시험에서 70점 미만의 점수를 얻은 의대생도 사실상 10∼11월께 추가 진행되는 시험에 응시해 진급이 가능해진 셈이다.

이에 대학가에선 의대생들이 70점 이상을 받을 수 있도록 학교가 문제를 쉽게 출제해 학점 미달 유급도 막을 거란 전망도 나온다.

가톨릭대 한 관계자는 출석 미달 유급을 없앤 것과 관련해 "교육부에서 마련한 학사 탄력 운영 가이드라인을 반영했다"며 "대부분 수업이 온라인으로 진행되는데, 온라인 수업은 출석을 확인할 수 없어 출석 미달 유급을 시키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교육부는 교육과정과 평가를 학기 단위가 아닌 학년 단위로 전환해 유급 판단 시기와 기준을 바꿀 수 있도록 하고, 학기 조정과 교육과정 조정·개편을 통해 필요한 과목을 이수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은 '의과대학 학사 탄력운영 가이드라인'을 발표한 바 있다. 

zhang@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