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 지휘자로서 독보적인 위치를 확립한 지휘자 조정현이 정확하고 정돈된 지휘법으로 유럽 현지에서 동양인 최초로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의 교향곡 전곡 사이클 연주를 시작했다.
현재 한국국제예술학교 이사장 및 여수심포니오케스트라 상임을 맡고 있는 그는, 41개에 달하는 모차르트의 교향곡을 메인으로 협주곡, 서곡 등을 함께 연주한다.
전곡 사이클을 위한 수십회의 음악회를 완주하는 데만 10년 이상이 걸릴 전망인 이번 거대 프로젝트에는 베를린 심포니를 비롯해 독일, 오스트리아, 체코, 헝가리 등 유럽을 대표하는 유수의 오케스트라들과 연주자들이 함께 할 예정이다.
조정현은 현지시각으로 지난 21일 오후 3시에 비엔나 쇤브룬궁 연주홀에서 대장정의 서막을 올렸다. 이날 공연에서는 모차르트의 교향곡 40번과 혼 협주곡 K.447, 그리고 베토벤의 삼중협주곡 등이 연주됐으며, 객석을 가득 채운 비엔나의 관객들에게 뜨거운 찬사를 받으며 성료됐다.
유럽 무대에 오른 조정현 지휘자는 “지휘자로서 모차르트의 작품들은 음악의 정수를 모아놓은 성배와 같아서 꼭 도전해보고 싶은 일이었다. 작곡가의 교향곡이 워낙 많고, 아직 제가 연주해 보지 않은 초기 교향곡들도 있기 때문에, 향후 긴 여정 동안 한국과 유럽을 넘나들며 음악을 깊게 탐구하는 시간을 갖게 될 듯 하다”고 설명했다.
조정현은 2015년 블루 다뉴브-벨라 바르톡 지휘 콩쿨에서 한국인 최초로 우승하며 오페라와 교향곡, 영화음악, 현대음악 및 창작 오페라까지 클래식 음악의 전 분야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미국 신시내티 음대 겸임교수를 역임했으며, 서울대학교를 비롯한 여러 학교에 출강했고 현재, 여수심포니오케스트라의 상임지휘자로 재직하고 있다.
또한 2022년, 조정현은 바이올리니스트 남카라와 함께 경기 이천에 국내 최초의 초•중•고 음악학교인 한국국제예술학교 (Korea International School of Arts)를 설립했다. 한국국제예술학교는 독보적인 음악 커리큘럼과 교수진, 음악교육에 최적화된 시설과 기숙사를 바탕으로 한국 음악교육계에 혁신적인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조 지휘자는 “연주자로서 뿐만 아니라 교육자로서 소명을 가지고 후학들에게 우리가 걸어 온 길을 좀 더 수월하게 갈 수 있도록 조언을 해 주는 것, 그리고 이 땅의 많은 음악전공생들이 실기와 이론이 균형을 이루는 양질의 음악교육을 제공받으며 그들이 꿈꾸는 행복한 음악 인생을 영위하도록 돕는 것이 학교의 설립 취지다”고 밝혔다.
모차르트 전곡 연주를 시도한 사례는 그렇게 많지 않다. 전곡 녹음으로는 카를 뵘, 네빌 마리너, 크리스토퍼 호그우드, 제프리 테이트 등의 지휘자들의 음반이 유명하고, 전곡 연주로는 아담 피셔 등 극소수의 지휘자들이 시도하였다. 흔치 않은 방대하고도 긴 항해를 시작한 조정현을 유럽 외신들이 크게 주목하고 있는 가운데 이번 모차르트 사이클이 순항하기를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