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접 과정 불투명·불공정하게 이뤄지는 등 제대로 절차 지키지 않아"
문화체육관광부가 대한축구협회의 축구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에 대해 감사한 결과 협회가 수차례에 걸쳐 내부 규정을 위반한 사실이 드러나 체육계 안팎으로 파장이 예상된다.
문체부는 2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열린 축구협회의 국가대표 감독 선임 관련 감사에 대한 중간발표 자리에서 "축구협회가 홍명보 감독을 선임하는 과정에서 권한이 없는 이임생 기술총괄이사가 최종적으로 감독 후보를 추천하고 면접 과정이 불투명·불공정하게 이뤄지는 등 제대로 절차를 지키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축구협회는 정해성 전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장의 요청에 따라 해당 역할을 이 기술이사에게 맡긴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감사 과정에서 정 위원장은 축구협회에 이와 같은 요청을 한 사실이 없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술이사에게 감독 추천 권한이 있었다는 축구협회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이 기술이사는 앞서 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을 이끌던 정 위원장이 홍명보 감독을 최종 감독 후보군 1순위로 추린 후 돌연 사퇴하자 선임 작업을 주도했다.
문체부는 협회가 감독 면접 과정에서도 규정을 위반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기술이사는 홍 감독 선임 전 해외에서 거스 포예트와 다비드 바그너 등 2명의 외국인 감독 후보자와 면접한 뒤 귀국해 홍 감독을 찾아가 그에게 감독직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문체부는 "다른 두 외국인 감독과는 달리 이 기술이사가 홍 감독과 면접 과정에서 사전 인터뷰 질문지·참관인 없이 기술이사 단독으로 장시간(4∼5시간) 기다리다 늦은 밤 자택 근처에서 면접 진행 중 감독직을 제안·요청했다"고 지적했다.
다만 최현준 문체부 감사관은 "홍 감독 선임 과정에서 절차적 하자가 발견됐지만, 하자가 있다고 해서 홍 감독과의 계약이 무효라고 판단하기는 어렵다"며 "협회가 자체적으로 검토해서 국민 여론과 상식과 공정이라는 관점에서 자율적으로 판단할 걸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신아일보] 장덕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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