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남동부 플로리다주에 초강력 허리케인 '밀턴'이 상륙함에 따라 미 당국은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비상체제에 돌입했으나 주 전역에서 토네이도에 의한 피해까지 속출하면서 '아비규환'인 상황이다.
미 국립허리케인센터(NHC)는 9일(현지시간) 기상 속보를 통해 "밀턴이 여전히 169㎞/h의 강풍을 동반한 채 올랜도에서 남서쪽으로 약 120㎞ 떨어진 지점에서 동북동쪽으로 이동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플로리다 중부 일부 지역에 파괴적인 폭우와 강풍이 몰아치고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밀턴은 허리케인 5개 등급 중 3등급으로 이틀 전 5등급보다는 낮아졌지만, 최대 지속풍속이 시속 195㎞로 해안에서는 최대 4m의 해일이 일고 일부 지역에선 최대 460㎜의 폭우가 내릴 것으로 예측되는 등 여전히 강한 세력을 형성하고 있다.
미 기상청(NWS)의 플로리다 탬파 베이 지역 사무소는 지난 7일 엑스(X·옛 트위터) 계정을 통해 "이 폭풍이 현재의 흐름을 유지한다면 탬파 지역에 100여년 만에 최대 영향을 주는 최악의 폭풍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밀턴 상륙에 앞서 플로리다에 있는 디즈니랜드와 유니버설스튜디오, 씨월드 등 유명 테마파크는 문을 닫았다. 또 올랜도 국제공항과 국내선 운항 공항이 운영을 중단함에 따라 약 1900편의 항공기 운항이 취소됐다.
이에 관광객 수만 명의 발이 묶이는 등 밀턴에 의한 피해가 곳곳서 속출하고 있다.
AP 통신에 따르면 플로리다주 15개 카운티에는 밀턴 강타에 대비해 강제 대피령이 내려졌다.
로이터 통신도 15개 카운티에 거주하는 총 720만명 중 200만 명에게 대피령이 발동됐다고 보도했다.
플로리다 곳곳서 토네이도에 의한 피해도 속출하는 상황이다.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는 "주 전역에서 최소 116건의 토네이도 경보가 발령됐으며 확인된 토네이도만 19건"이라고 발표했다.
CNN 계열 WPFS는 이날 보도를 통해 "플로리다주 세인트 루시 카운티에 토네이도가 일어나 여러 명이 숨졌다"고 전했다.
키스 피어슨 세인트 루시 카운티 보안관은 "토네이도가 한 은퇴자 마을을 강타했다"며 "몇 명인지는 밝히지 않겠지만 목숨을 잃은 사람은 한 명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날 CNN은 보도를 통해 "세인트피터즈버그에서는 3시간 만에 228.6㎜의 폭우가 쏟아졌다"며 "이는 1000년에 1번 내릴 만한 비의 양이며, 이 지역의 3개월 평균 강우량에 해당한다"고 전했다.
이에 조 바이든 대통령은 예정된 독일·앙골라 순방 계획까지 미루며 플로리다 지역에 연방 비상사태를 승인하고 연방 차원에서 허리케인 대비를 지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