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업계 "자잿값 급등 시기 물량 많아…반등 더 기다려야"
현대건설은 외형 확장에도 불구하고 올해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이 지난해 동기 대비 20% 줄었다. 원가율이 전년 대비 1.3%p 상승했고 판관비도 600억원 가까이 증가한 영향을 받았다. 투자업계는 현대건설이 자잿값 급등 시기 주택 사업 물량을 많이 보유한 만큼 수익성 반등 시점을 보수적 보는 분위기다.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현대건설의 올해 3분기 누적 잠정 매출액은 25조4234억원이다. 작년 동기 21조530억원 대비 20.8% 증가했다.
매출 증대는 자회사 현대엔지니어링과 건축·주택 부문이 이끌었다. 3분기 누적 현대엔지니어링 매출액은 11조9490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30.4% 증가했고 건축·주택 부문도 2841억원으로 작년 동기와 비교해 33.8% 늘었다.
반면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5125억원으로 작년 동기 6409억원과 비교해 20% 줄었다. 당기순이익은 394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5442억원보다 27.5% 감소했다.
현대건설은 견조한 매출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원자잿값 상승과 안전·품질 비용 투자 등으로 원가율이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현대건설의 3분기 연결 기준 원가율은 95.2%로 지난해 동기 93.9%와 비교해 1.3%p 높아졌다. 판매관리비는 711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6527억원과 비교해 600억원 가까이 늘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국내 건설 경기 침체 및 글로벌 지정학적 리스크가 장기화하는 가운데 지속 가능한 성장 체계를 마련하기 위해 사업 관리 전문성과 현장 밀착 지원을 강화함으로써 수주 건전성과 수익성 관리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투자업계에서는 최근 3년간 원자잿값이 급등했던 시기 현대건설 주택 사업 물량이 많은 만큼 당장 수익성 개선이 이뤄지긴 어려울 거란 전망이 나온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2021년 1월부터 올해 1월까지 건설공사비 지수는 24.6% 올랐다. 이전 3년간 상승 폭 11.2%보다 10%p 넘게 크다.
장문준 KB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원자잿값 급등 영향을 가장 많이 받은 2021~2022년 분양 물량의 비중이 높고 해외 부문에서도 일회성 비용이 끝나지 않고 있다"며 "이익률 반등 시점을 보수적으로 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장윤석 유안타증권 연구원도 "2023년 이전 착공 현장의 주택 매출 비중이 올해 70%가 넘는 등 주택 품질 비용 지출이 지속 중"이라며 "해외 프로젝트 원가율 요인도 여전한 만큼 단기적 수익성 개선이 불투명한 상황"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