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3년 등단 후 활동 지속…2017년 구상문학상 수상
주진우 사조그룹 회장의 모친이자 사조그룹·푸른그룹 명예회장인 시조시인 이일향 여사가 2일 별세했다. 향년 94세.
3알 사조그룹에 따르면, 고(故) 이일향 여사는 1930년 대구에서 태어나 1949년 사조산업 창업주인 故 주인용 선대 회장과 결혼했다. 이 여사는 슬하에 2남 3녀를 뒀다.
고인은 故 이설주 시인의 딸이다. 이설주 시인은 1989년 대한민국 문화훈장 은관 서훈을 받은 시조계 거장이다. 2011년 한국 현대 시문학과 시조문학의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이설주문학상’이 제정되기도 했다.
고인은 지난 1979년 故 주인용 창업주와의 갑작스러운 사별로 인한 절망을 겪다가 부친의 백수 정완영 선생으로부터 시조를 배우며 그리움과 상실감을 극복했다. 이후 1983년 ‘시조문학’으로 등단하며 본격적으로 시조시인의 길을 걸었다.
고인의 저서로는 ‘지환을 끼고’, ‘밀물과 썰물 사이’, ‘석일당시초’, ‘시간 속에서’ 등을 비롯해 총 15권이 있다. 고인은 2016년에도 시조집 ‘노래는 태워도 재가 되지 않는다’, ‘사랑이 있는 곳’ 을 출간하는 등 최근까지 왕성하게 활동했다.
고인은 1989년 중앙일보 주최 ‘중앙시조대상’ 신인상으로 첫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이후 ‘윤동주문학상’ 우수상, 노산문학상, 정운 이영도문학상, 한국시조시인협회상, 이설주문학상, 한국카톨릭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1992년에는 ‘신사임당상’에 추대됐다. 가장 최근작 ‘노래는 태워도 재가 되지 않는다’는 2017년 제9회 구상문학상 본상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고인은 작품 주제로 삶에 대한 따뜻하고 긍정적인 시선과 사랑을 고스란히 담아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고인은 또 시조문학계 큰 어른으로 국제펜클럽 한국본부 고문, 한국문인협회 자문위원, 한국시조시인협회 이사, 여성시조문학회 회장 등을 역임했다.
고인은 사조산업 이사, 명예회장에 오르는 등 시조 작품 활동 외에 사조산업 경영에도 참여했다. 특히 1983년 남편 故 주인용 창업주의 뜻을 이어 남편의 아호를 딴 ‘취암장학재단’을 설립해 이사장을 맡아 인재양성과 교육발전에 헌신했다. 이후 대구가톨릭대학교에 매년 장학금 1억원을 전달하는 등 장학 사업에 크게 힘썼다.
한편 유족은 주진우 사조산업 회장, 주영주 전 이화여대 교수, 주연아, 주안나 등이다. 빈소는 서울대학교병원장례식장 5호실에 마련됐다. 발인은 5일 오전 5시50분이며 장지는 경기도 용인시 천주교용인공원묘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