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11월 본회의서 처리하도록 야당과 즉시 협상 착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4일 내년 시행 예정이던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폐지 입장을 밝혔다. 여당은 즉각 환영했다.
이로써 금투세는 이달 중 법 개정을 완료해 완전 폐지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주식시장에 기대고 있는 1500만 주식 투자자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어서 정부·여당이 밀어붙이는 금투세 폐지에 동의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어 "증시가 국민의 투자 수단으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상법 개정안을 포함한 입법과 증시 선진화 정책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며 "원칙과 가치를 져버렸다고 하는 개혁·진보 진영의 비판, 비난을 아프게 받아들이고 이 문제를 개선하겠다는 노력을 앞으로도 하겠다"고 덧붙였다.
한민수 민주당 대변인은 최고위원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은 그동안 금투세 관련해 의원들 간 치열한 토론이 있었고 의견을 취합해 이 대표가 오늘 결정했다. 상법개정을 비롯한 주식시장 정상화를 위한 관련 입법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강조했다.
금투세는 국내 주식 투자로 얻은 이익이 연 5000만원을 초과할 경우(채권·펀드·파생상품 등은 연 250만원 초과) 초과액의 20%(3억원 초과분은 25%)를 세금으로 매기는 제도다.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20년 여야 합의로 통과돼 2023년 도입될 예정이었으나 시스템 미비, 투자자 시장 이탈 가능성 등의 이유로 2년 유예해 내년 1월 시행될 예정이었다.
앞서 야권 내 진보적인 성향의 의원들을 중심으로 '소득이 있는 곳에 과세를 한다'는 원칙을 앞세운 시행론 목소리가 강했다.
그러나 이 대표는 국내 '개미투자자'들에게 미칠 영향과 이들의 여론 동향을 더 우선시 한 결정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민주당 내 대표적인 '금투세 시행론자'인 진성준 정책위의장도 페이스북을 통해 "당내에서 치열한 공개 토론과 논의가 진행됐지만, 지도부가 정무적으로 결단을 내린 것"이라며 "원칙과 가치에 따르면 금투세 시행이 맞지만, 현재 우리 주식시장이 너무 어렵다는 판단에서"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도부가 결단한 만큼 따르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즉각 환영 입장을 냈다. 한동훈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금투세 폐지는 국민의힘이 여름부터 굉장히 강조해서 집요하게 주장해 왔던 민생 정책 중 하나"라며 "민주당이 늦었지만 금투세의 완전한 폐지에 동참하기로 한 것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걸로 끝나서는 안 된다"며 "여러 자본시장을 밸류업하고, 투자자들을 국내시장으로 유인할 다각적 정책을 시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추경호 원내대표도 입장문을 통해 "금투세 시행이 58일 남은 상황에서 이 대표가 결국 금투세 폐지 입장을 밝혔다"며 "늦었지만 다행"이라고 했다.
이어 "11월 본회의에서 금투세 폐지를 처리하도록 야당과 즉시 협상에 착수하겠다"고 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도 "늦었지만 환영한다"는 입장을 전했다.
[신아일보] 김민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