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올해와 내년 경제성장률을 하향 조정한다는 전망치가 나왔다. 내수 회복 속도가 더디고 한국경제의 버팀목인 수출마저 둔화할 조짐이라는 게 이유다.
12일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발표한 ‘2024년 하반기 경제전망’에 따르면,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2.2%다. 3개월 전 발표한 2.5%와 비교하면 0.3%포인트(p) 하락한 수치다.
올해 성장률이 하향 조정된 것은 내수의 영향으로, 금리인하가 생각보다 늦어지며 부정적인 영향이 더 컸다는 게 KDI의 설명이다.
KDI의 전망치 2.2%는 한국은행과 비슷한 수준이다. 앞서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달 열린 국정감사에서 “올해 성장률은 2.2~2.3% 정도로 떨어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국제통화기금(IMF)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예상한 한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2.5%)보다는 보수적이다.
KDI는 올해 민간소비를 기존 전망치 1.5%보다 0.2%p 낮은 1.3%로 수정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내수 둔화에 따라 기존보다 0.1%p 내린 2.3%로 전망했다.
취업자 수 증가폭 역시 내수 부진을 반영하며 20만명에서 18만명으로 낮췄고, 실업률은 기존 전망치(2.8%)보다 낮은 2.7%로 예측했다.
아울러 KDI는 내년 경제 성장률을 2.0%로 당초 전망치인 2.1%보다 0.1%p 낮춰 잡았다. KDI는 내수 부진은 완화되지만, 수출 증가세는 둔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민간소비는 △금리 인하 △수출 개선 등에 따라 올해(1.3%)보다 0.5%p 높은 1.8%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고,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낮은 수요 압력 △국제유가 하락 등에 따라 2024년(2.3%)보다 낮은 1.6% 상승하며 물가안정목표(2.0%)를 하회할 것으로 예측했다.
수출도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에 따라 올해 7.0%에서 내년 2.1%로 둔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트럼프 2기의 관세장벽이 내년에는 현실화하지 않는 전제에 따른 것이다.
이 밖에도 설비투자는 올해(1.6%)보다 0.5%p 높은 2.1%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고, 건설투자는 누적 건설수주 감소로 0.7%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은 “우리 경제의 잠재 성장률이 2025~2030년 1%대 중후반으로 하락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국민 후생과 직결되는 민간소비 증가세도 둔화할 것”이라며 “진입장벽을 낮추고 공정한 경쟁 환경을 구축하고 혁신 신생기업의 시장 진입을 촉진하는 등 경제 환경 변화에 적응할 수 있도록 유연성을 제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