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엔만 국내외 대형 현장 매출 본격화에 이익↑
비상장 대형 건설사들이 3분기에도 원가율 관리에 어려움을 겪으며 1년 전보다 수익성이 악화했다. 이런 가운데 국내외 대형 현장 매출 본격화로 덩치를 키운 현대엔지니어링은 전년 수준 원가율을 유지하며 이익을 늘렸다.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시공 능력 평가 기준 10위권 건설사 중 비상장사 4곳이 최근 3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이들 회사 중 현대엔지니어링만 매출과 영업이익 신장을 보였다. 올해 3분기 누적 연결 기준으로 현대엔지니어링은 매출액 11조9459억원, 영업이익 1914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작년 동기 대비 각각 30.3%와 12.3% 늘어난 실적이다. 1년 전과 비슷한 원가율을 유지한 가운데 국내외 대형 현장의 매출 반영이 본격화하면서 이익 수준도 높아졌다.
반면 포스코이앤씨는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줄었다. 이 회사의 올해 3분기 누적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2.4%와 25.7% 줄어든 7조2181억원, 1247억원에 머물렀다. 올해 2·3분기 연속으로 영업손실이 나타난 플랜트 부문이 실적 악화에 영향을 줬다.
롯데건설은 해외를 제외한 모든 부문에서 1년 전보다 덩치를 키우며 매출액은 23.7% 늘어난 6조284억원을 보였다. 다만 원가율이 작년 동기 89.4%에서 올해 93.8%로 4%p 넘게 뛰며 영업이익은 33.7% 감소한 1632억원에 그쳤다.
SK에코플랜트는 플랜트 부문 자회사인 SK에코엔지니어링과 SK오션플랜트의 원가율 상승 등에 따른 실적 악화에 발목 잡혔다. SK에코플랜트의 올해 3분기 누적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6조3717억원과 1153억원으로 1년 전보다 2.2%와 61.3% 줄었다. 환경 및 건축·주택 부문에서 영업이익이 크게 늘었지만 플랜트 부문에서 영업손실을 기록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
투자업계는 국내 대형 건설사들의 매출 비중에서 주택 부문이 차지하는 부분이 여전히 큰 만큼 원자잿값 급등으로 수익성이 낮은 2021~2022년 착공 물량이 마무리되는 내년 하반기부터는 실적 향상이 나타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김선미 신한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내년) 국내 주택 부문은 수익성 개선이 기대된다. 2021~2022년 착공한 저수익 공사가 2025년 상반기 상당 부분 종료될 예정이기 때문"이라며 "실적은 저수익 공사 종료 효과가 가시화되는 하반기로 갈수록 개선세가 두드러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장윤석 유안타증권 연구원도 "HDC현대산업개발과 GS건설이 2024년 실현한 원가율 개선은 발현 강도와 시점의 차이일 뿐 2025년 하반기~2026년으로 갈수록 업계 전반적으로 나타날 수 있다고 판단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