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26일 고(故) 홍정기 일병의 모친 박미숙씨를 만나 "여당 대표로서 국가배상법 개정안을 반드시 통과시키겠다"고 약속했다.
한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박씨를 만나 "나라는 누구를 배출했느냐는 것 못지않게 누구를 기억하느냐에 따라서 그 품격이 정해진다고 하지 않느냐"며 이같이 밝혔다.
한 대표는 "제복 공무원, 군인 같은 분들이 나라를 위해 희생됐을 때 거기에 예우하고 제대로 보상하지 못했던 시대가 있었다"라며 "그래서 헌법까지 개정해 오히려 더 예우받아야 할 군인, 순직자에 제대로 된 보상을 막아놨던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 헌법은 지금도 유지되고 있다"라며 "그런데 저희 법안은 그 헌법을 개정하지 않더라도 유족의 위자료 청구권은 국가배상법을 개정하면 인정할 수 있기 때문에 그 개정을 통해 조금이나마 억울함을 덜어드리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앞서 홍 일병은 지난 2016년 군 복무 중 급성 백혈병에 걸렸으나 제때 치료받지 못해 사망했다.
유족 측은 군 당국이 홍 일병에게 제대로 된 진단과 치료를 제공하지 않은 책임이 있다며 사망보상금 외에 위자료를 지급하라는 손해배상 소송을 냈지만, 법원은 지난해 10월 "사망보상금 등이 지급됐기 때문에 위자료까지 지급되면 이중 배상이 될 수 있다"며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이후 한 대표가 법무부 장관 시절이던 지난해 10월 정부가 발의한 국가배상법 개정안이 국회에 제출됐지만, 21대 국회에서 처리되지 못하고 임기 만료로 폐기됐다.
한 대표는 이날 면담을 마치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국가배상법 개정안은 홍 일병 때문에 법무부장관 재직 당시 발의했던 것"이라며 "지난 국회에선 기한이 지나서 폐기됐고 이번 국회서 다시 추진 중인데, 이번에는 반드시 통과시켜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거듭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