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성장률 전망치, 올해 2.2%에서 내년 1.9%로 하향
올해 마지막 기준금리는 '스몰컷(한 번에 기준금리 0.25%포인트(p) 인하)'이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는 시장의 동결 전망을 깨고 한 달 만에 기준금리를 추가 인하했다. 지난달 11일 3.50%에서 3.25%로 0.25%p 내려 3년 2개월 만에 피벗(통화정책 전환) 후 두 차례 연속 인하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28일 올해 마지막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3.25%에서 3.00%로 0.25%p 인하한다고 밝혔다.
1400원선을 오르내리는 환율 불안과 미국과의 기준금리 격차 확대에도 내수 부진, 수출 불확실성 등 저성장 늪에 빠진 한국 경기 부양을 위해 선제적인 금리 인하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금리인하 배경에 대해 "환율 변동성이 확대됐지만 물가상승률 안정세와 가계부채 둔화 흐름이 이어지는 가운데 성장 하방압력이 증대됐다"며 "이에 따라 기준금리를 추가 인하해 경기 하방리스크를 완화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한은은 이날 함께 발표한 수정 경제전망 발표에서 올해 경제성장률은 기존 2.4%에서 2.2%로 0.2%p 낮췄다.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은 기존 2.1%에서 1.9%로 하향 조정했다.
이 총재는 "국내경제는 내수 회복세가 완만한 가운데 수출 증가세가 둔화되면서 성장 흐름이 약화됐다"며 "고용은 실업률이 낮은 수준을 보이고 있지만 취업자 수 증가 규모는 점차 둔화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국내경제는 소비가 완만한 회복세를 이어가겠지만 수출 증가세는 주력 업종에서의 경쟁 심화, 보호무역주의 강화 등으로 당초 예상보다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특히 "성장경로에는 통상 환경 변화와 정보통신(IT) 수출 흐름, 내수 회복 속도 등과 관련한 불확실성도 높은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실제 3분기 국내 경제성장률은 0.1%로 예상치 0.5%를 밑돌았다. 든든한 버팀목이었던 수출은 0.4% 감소하며 경제성장률을 끌어내렸다.
다만 이번 인하 결정으로 한국과 미국(4.5~4.75%)의 금리차는 최대 1.75%p로 벌어지게 돼 환율 리스크가 커졌다. 원·달러 환율은 현재 1400원을 오르내리고 있다.
달러와 같은 기축통화(국제 결제·금융거래의 기본 화폐)가 아닌 원화 입장에서 기준금리가 미국보다 크게 낮아지면 더 높은 수익률을 좇아 외국인 투자 자금이 빠져나가고 원화 가치가 떨어져 원·달러 환율은 급등할 우려가 커진다.
이창용 총재는 "저를 제외한 여섯 명의 금통위원 중 네 분이 기준금리 인하가 적절하다는 의견을 냈고 장용성 위원, 유상대 위원은 기준금리를 3.25%에서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소수의견을 냈다"고 설명했다.
이어 "물가와 가계부채 상황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이견이 크지 않았지만 성장과 외환시장 안정 간 상충관계에 대해서는 많은 고민과 논의가 있었다"며 "여러 논의 끝에 경기 하방압력에 대응해 금리를 추가 인하하면서 환율 변동성 확대 시에는 정부와 함께 다양한 시장 안정화 조치를 통해 관리해 나가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