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규제에 정국 불안까지…온기 잃는 서울 아파트 경매
대출 규제에 정국 불안까지…온기 잃는 서울 아파트 경매
  • 남정호 기자
  • 승인 2024.12.18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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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계엄 사태 이후 '불확실성 커져'
악조건 지속…당분간 시장 침체 전망
서울시 서대문구 아파트 단지(*기사 특정 내용과 무관). (사진=신아일보DB)
서울시 서대문구 아파트 단지(*기사 특정 내용과 무관). (사진=신아일보DB)

대출 규제 여파에 비상계엄 사태 이후 정국 불안이 더해지며 서울 아파트 경매시장이 온기를 잃는 모습이다. 커진 불확실성에 관망세가 짙어지는 가운데 당분간 시장 침체가 지속할 거라는 전망이 나온다. 

18일 국회에 따르면 지난 14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이달 3일 비상계엄 사태 이후 대통령 직무정지 등 정국 불안이 이어지면서 부동산 경매시장도 영향을 받는 모습이다. 이달 서울 아파트 경매시장에서 현재까지 응찰자 수와 낙찰가율(감정평가액 대비 낙찰가 비율)이 감소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출 규제 여파에 더해 불안 요소가 나타나자 관망세가 짙어지면서 시장 참여자들의 움직임이 더욱 신중해진 모습이다.

경·공매 데이터 전문기업 지지옥션의 이주현 전문위원은 "9월부터 약간 꺾이고 있던 시점이어서 정확하게 탄핵과 연결된 거냐고 단정 짓기는 어렵지만 매수세가 꺾인 건 사실"이라며 "예전 같았으면 첫 회차에 낙찰되거나 적어도 (감정평가액 대비) 90% 이상에 낙찰될 만한 것들에서 낙찰가율이 조금 낮아진 게 아닌가 생각된다"고 말했다.

이주현 전문위원은 "이번 달 통계는 아직 (자세히) 뽑아보진 않았지만 낙찰가율은 내려갈 확률이 커 보인다"고 덧붙였다.

최근 서울 아파트 경매시장 낙찰가율은 추세적 상승세가 꺾인 모습이다.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경매 낙찰가율은 94.9%로 전월 대비 2.1%p 내렸다. 지난해 11월(-6%p) 후 1년 만에 가장 큰 하락세다. 올해 4월 90%대를 회복한 서울 아파트 경매 낙찰가율은 이후 추세적 상승세를 보이며 10월 97%까지 오른 바 있다.

11월엔 외곽 지역(중저가 지역)에서 두 차례 이상 유찰됐던 아파트들이 다수 소진되면서 낙찰률이 지난 2022년 6월(56.1%) 이후 2년 5개월 만에 가장 높은 48.3%까지 올랐지만 저가 낙찰이 늘면서 낙찰가율이 떨어진 모습이다. 

감정평가액보다 비싸게 거래된 낙찰가율 100%가 넘는 지역도 10월엔 △강남구(107.50%) △서초구(107.30%) △강동구(102.40%) △송파구(101.30%) △마포구(100.40%) △광진구(100.20%) 등 6곳에 달했지만 11월 들어선 △용산구(110.10%) △서초구(109.50%) 2곳에 그쳤다.

이 같은 상황에서 정국 불안에 따른 불확실성 증대에 시장 관망세가 짙어지면서 당분간 서울 아파트 경매시장이 침체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주현 전문위원은 "금리도 아직 높은 수준이고 대출 규제도 이어지는 상황에 불확실성까지 더해져 전반적으로 좋은 시장은 아니다"며 "내년 상반기 금리나 대출 정책이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이렇게만 봐선 올라갈 수 있는 여지가 있지 않은 상황"이라고 봤다.

south@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