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를 위한 특검인지 묻고 싶다”
“누구를 위한 특검인지 묻고 싶다”
  • 신아일보
  • 승인 2008.04.23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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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주교사제단·김 변호사 “약속 지킬지 두고 볼 것”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은 23일 오후 3시 서울 동대문구 천주교 제기동 성당에서 ‘삼성특검 수사결과와 삼성그룹 쇄신방안에 대한 사제단의 평가’ 기자회견을 열고 “누구를 위한 특검이었는지 묻고 싶다”며 “앞으로 사제단은 김용철변호사와 함께 삼성이 약속을 지킬 것인지 두고 볼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천주교 사제단은 “삼성특검은 의혹의 핵심이 되는 비자금조성과 로비는 물론 경영권 승계과정에 대해서도 경영권 방어차원이라는 이유로 무혐의 처리했다”면서 “이로써 삼성은 완전한 자유를 누리게 됐으며 부자세습마저 법적 정당성을 얻는 혜택을 입었다”고 말했다.
사제단은 “삼성특검은 그의 고백을 철저히 묵살하면서 범법자들을 편들어 결론을 꾸며 발표했다. 특검결과야말로 자본에 의한 국가공권력의 매수와 타락상이 얼마나 심각한 수준인지 가늠하게 해주는 또 하나의 사례가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특히 “삼성그룹과 우리 사회의 새로운 출발을 위해 너무나 소중했던 기회를 날려버린 조준웅 특검의 죄과를 엄중히 꾸짖고 싶다”고 강하게 질타했다.
지난해 10월 삼성그룹의 불법 비자금 조성과 로비의혹을 처음 제기한 김용철 변호사 역시 “특검은 제대로 수사도 하지 않고 저를 비롯해 사제단의 명예를 훼손했다”고 주장했다.
김 변호사는 “저와 사제단은 시종일관 특검에 의한 수사를 원하지 않았음에도 결국 특검에 의한 수사결과는 처음에 제기된 비자금에 의한 국가사회불균형, 불법승계에 대해 제대로 수사하지 않고 수사대상도 아닌 것에 대해서까지 결론을 내버렸다”고 비판했다.
조준웅 특검이 조사 중 진술번복을 지적한 것에 대해선 “20여차례 조사를 받으면서 한 번도 진술모순에 대해 (특검이)추궁한 적 없었는데 특검결과발표는 저의 예상과 달랐다”고 김 변호사는 말했다.
전날 삼성그룹이 발표한 경영쇄신안에 대해서는 “특검이 내린 수사결론과 상충되거나 모순된다”며 부정인 입장을 나타냈다.
사제단은 “배임이나 조세포탈이 기업의 경영 및 지배구조를 유지하고 관리하는 과정에서 불가피한 행위라면 삼성은 공연히 쇄신안을 마련할 게 아니라 기왕의 체제를 유지하고 강화하는 편이 옳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사제단은 “많은 시민사회단체들은 국가권력과 언론재벌 그리고 언론의 관계가 건강해지도록 파수꾼이 되어주길 바란다”며 “그동안의 증언들을 토대로 권력과 자본의 결탁사례를 세상에 알리고 호소하는 일을 계속 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김 변호사 역시 “저와 사제단은 이 범죄에 대해 철저하고 완전하게 해결될 때까지 지속적으로 문제를 제기하고 싸워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