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아일보=장덕중·이재포 기자] 6·4 지방선거를 2개월여 앞두고 지방의원들의 잇단 사퇴로 지방의회가 개점 휴업이나 마찬가지 상황이다.
주로 기초의원은 광역의원으로, 광역의원은 기초단체장으로 말을 갈아타기 위해 줄줄이 의원직에서 물러나고 있다.
27일 현재 울산시의회에서는 총 25명의 의원 가운데 4명이 사퇴한 것으로 파악됐다.
서동욱 의장과 박순환, 안성일 의원 등 3명이 최근 울산남구청장 도전을 선언하면서 사퇴했고, 권명호 부의장은 지난 6일 울산동구청장 선거를 위해 사퇴했다.
경기도의회의 경우 재적의원(130명)의 10%가 넘는 15명의 도의원이 기초단체장 선거 출마를 위해 사직서를 제출했다.
특히 용인시장 선거에 나서기 위해 새누리당 소속 도의원 4명이 한꺼번에 사퇴했으며, 김경호 도의장도 의정부시장 출마를 위해 사직 시기를 저울질하는 등 앞으로 도의원 10여명이 더 사직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구시의회에서는 권기일, 정해용 의원이 사퇴한 뒤 동구청장 예비후보로 등록했고, 이재술 의장은 북구청장, 박성태 의원은 달성군수 선거 출마를 위해 의회를 떠났다.
경북도의회에서는 박병훈 의원과 최학철 의원이 지난달 사퇴한 뒤 경주시장 선거를 준비하고 있으며, 광주시의회에서는 윤봉근 의원이 교육감 출마를 위해 의원직을 사퇴했다.
이처럼 광역의회 의원들이 주로 기초단체장이나 교육감을 목표로 사퇴하고 있는 가운데 기초의원들은 광역의원 선거에 나서기 위해 의원직 사퇴 행렬에 동참하고 있다.
전남에서는 여수시의원 2명과 순천시의원 2명이 도의원 출마를 위해 의원직을 사퇴했으며, 대구와 경북에서도 지금까지 기초의원 10여명이 도의원 출마 등을 위해 사퇴했다.
이처럼 회기 일정이 아직 남아 있는 상태에서 지방의원들의 사퇴가 잇따르면서 의정 공백이 가시화되고 있다.
경남 창원시의원 13명이 도의원 출마를 위해 사퇴하면서 임기 3개월짜리 상임위원장 3명을 새로 뽑는 등 의회 운영에 차질이 발생하고 있다.
전남 목포시의회는 시의장이 도의원 출마를 위해 최근 사퇴하는 바람에 의장을 새로 뽑았고, 경기도의회도 사퇴한 부의장, 상임위원장 2명에 이어 사퇴가 임박한 도의장 등을 대체할 의회 집행부를 새로 선출해야 하는 등 의정 낭비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무엇보다 지방의회 상당수가 4월과 6월 사이에 임시회를 열기로 돼 있어서 자칫 지역현안 점검 등 의회 활동이 부실해지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방의원이 선거일에 임박한 5월 16일까지 의원직을 유지할 수 있음에도 일찌감치 사퇴하는 것은 유권자들을 도외시하는 처사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대구지역 모 기초의회 관계자는 “의원직 사퇴는 의원 개인의 선택 문제이기 때문에 뭐라고 할 수는 없다”면서 “의회 일정이 정상적으로 마무리될 수 있도록 의원 사퇴 시기를 조정하는 등 운용의 묘가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