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단함으로써 논리 비약이나 축소·과장 가져와
모든 선입관을 배제하고 셀 수 없이 많은 문헌들을 참고로 하면서도 스스로의 경험을 통해 직접 관찰한 것을 종합하고 유추해서 만들어낸 산물인 것이다.
<암굴의 성모>(사진)는 얼굴 위에 떨어지는 빛의 강도를 따져 그린 것이다.
다빈치는 수없는 관찰 끝에 ‘빛은 쉼 없이 반사하고 굴절하기 때문에 물체가 있는 그대로 보이지 않으며, 물체의 색깔은 다른 물체에 의해 늘 영향을 받는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그의 그림을 자세히 보면 선 하나하나에 명암과 색채, 윤곽이 고루 섞여 있는 것을 알게 된다. 이것은 19세기 인상파 화가들에게 큰 영향을 끼쳤다.
인상파화가들의 작품들을 보면 색 속에 다른 색이 섞여 있다.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얼굴에 나타나는 누르스름한 색, 불그스름한 빛 등은 이차원 캔버스에 그대로 옮길 수 없다는 것을 이미 15세기에 간파하고 있었던 것이다.
다빈치는 바로 이런 독창적 방식으로 사물에 대한 선입관을 배제하고 새로운 것을 창조해 나갔다.
그는 영상이 떠오르지 않으면 붓을 내팽개치고 사색에 잠기며 문제점을 찾아 나섰다. 그는 그 사색 속에서 설득력 있는 탐색이미지를 추출해 현장에 적용하는 것이었다.
논술을 정리해 나갈 때 선입관은 치명적이다.
선입관을 가지게 되면 사물에 대한 객관적 판단이 흐려지고 미리 예단함으로써 논리의 비약이나 축소, 과장을 가져오게 된다.
논술문에서는 구절과 구절, 문장과 문장이 선입관 없이 논리적으로 전개되어야 한다.
하나의 좋은 문장을 만들기 위해 다양한 소재를 가지고 소주제를 표현하면 글이 더욱 살아 움직인다. 이때 유의해야 할 사항은 문장으로 표현된 명제가 서로 논리적인 인과성을 가지고 연결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보자.
‘고아원출신의 짱인 나는 회사에 빨리 입사하여 고아원에 있는 동생을 공부시키지 않으면 안 되었다.’
이 문장은 형식상 특별히 이상한 곳은 없다. 그러나 관련된 명제의 연결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비논리적인 문장이다.
위 예문에 들어 있는 명제는 ‘1. 고아원출신이다. 2. 짱이다. 3. 회사에 입사하였다. 4. 고아원에 있는 동생들을 공부시켜야 했다’는 4가지이다. 1과 2는 3과 4의 원인이 되고 있다.
즉 ‘고아원출신 짱이었기 때문에 마치 회사에 빨리 입사하여 동생을 공부시켜야 했던 것’처럼 되어 있다. 하지만 둘은 연관이 없다.
따라서 4가지 명제를 관련성이 있는 것끼리 묶어 다시 표현해 보면 ‘고아원출신이기 때문에 회사에 빨리 입사해야 했고 더구나 짱이었기 때문에 고아원에 있는 동생까지 공부시켜야 했다’가 된다.
또한 두 명제 사이에 원인과 결과를 명확히 하기 위해서는 그 명제들을 연결해 주는 중간 명제를 효과적으로 사용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논리적인 비약을 벗어날 수 없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남대문에 불이 났다. 보아는 오늘 방송국에 나타나지 않았다.’라는 문장이 있다면 ‘남대문에 불이 난 것’하고 ‘방송국에 보아가 나타나지 않은 것’은 아무런 인과관계가 없다.
인과성을 찾아 주려면 ‘남대문에 불이 났다. 보아가 마침 그 곳에서 상인을 대상으로 위문공연을 하고 있었다. 소방차가 오고 사람들이 물밀 듯 밀려들어 길이 막히는 바람에, 보아는 오늘 방송국에 나타나지 않았다’가 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