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조 원대의 건국이례 최대 다단계 사기사건이 벌써 7년째에 접어들고 있다.
지난 10일 조희팔(58)의 오른팔 강태용이 중국에서 붙잡힌 뒤 최근 전산책임을 맡은 배상혁 씨(44)가 구속되자 최소 4조원에 이른다는 사기 사건을 주도하고 설계한 이른바 '강태용 패밀리'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조희팔은 의료기기 대여업 등으로 고수익을 낸다며 2004∼2008년 4만∼5만 명의 투자자를 끌어 모아 4조 원가량을 가로챈 뒤 경찰의 수사망을 피해 지난 2008년 12월 중국으로 밀항했다.
그리고 4년 후인 2012년 5월 그가 중국에서 사망했다는 소식이 국내에 전해졌다.
당시 경찰은 중국에서 도피생활을 하던 조희팔이 급성심근경색으로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경찰은 장례 동영상과 사망 서류를 근거로 조희팔의 사망을 단정했다.
하지만 조희팔의 사망에는 의문점이 많다는 의혹이 제기 됐다.
우리나라에서 다단계 사건은 여러 차례 일어났다. 실제 다단계 사건이 날 때마다 제일 먼저 인신을 구속하는 사람이 전산설계사로 다단계의 여러 가지 경로까지 실제 설계를 하는 사람으로 핵심적인 모든 비밀을 알 수 있다.
다단계는 전산설계자만 잡으면 그 내막을 알 수 있기 때문에 이 사건 자체를 보면 배씨는 사건의 중요한 공범임에도 불구하고 해외에 나간 것도 아닌데 수배만 내리고 그 동안 잡지 못한 것은 변명의 여지가 없다.
의혹은 또 있다. 조희팔의 밀항 등을 돕는 집사 역할과 사건의 핵심적인 정보를 갖고 최근까지 중국행 등 42차례나 해외를 드나들며 조희팔과 접촉한 것으로 의심되는 조카 유모(46)씨의 갑작스런 죽음에 의혹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다.
조희팔은 밀항전 까지도 검·경과 정계 정부의 실세까지 언급하며 건재함을 과시했었다. 그러다보니 경찰이나 당국에서 못 잡는 것이 아니라 안 잡는 것이라는 논란도 일고 있다.
조희팔 사건 피해자들에 따르면 조희팔 사건은 검찰의 초기 대응미비가 불러온 장기미제 사건이라는 주장이다.
또한 비리에 연루된 대구 경찰청에서 계속 수사를 해왔다고 주장하는 것도 셀프수사에 그치치 않는다며 신뢰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피해자들은 돈도 없고 빽도 없는 선량한 대한민국의 한 국민이다. 그동안 수없이 울부짖어도 정부당국의 대답 없는 메아리만 들릴 뿐이었다. 7년 동안 피해자들은 가슴앓이를 하다 자살을 하거나 가족 친지들과 원수지간으로 지내는 안타까운 현실들이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이들은 썩을대로 썩은 현실을 보면서 수사당국이 서로 눈치만 보면서 제식구 감싸기에 열을 올릴 뿐, 피해자들에 대한 언급은 하나도 없다고 항변하고 있다.
초반에 제대로 수사했다면 조희팔 사건이 결코 장기화 되는 일은 없었을 것이라는 게 피해자들의 한결같은 반응이다.
그러다보니 국민들은 조희팔 사기사건에 대해 이제까지 정부나 수사당국에서 적극적인 수사 의지가 없었던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최근 경찰은 금융 다단계 사기범 조희팔 일당의 불법 행위에 대해 2008년 금융 당국에서 2차례나 첩보를 전달받고도 수사를 미룬 정황이 드러났다.
이에 대구지검은 조희팔의 ‘오른팔’ 강태용(54)으로부터 1억 원을 받은 혐의(뇌물수수)로 구속된 정모(40) 전 경사 사건을 경찰에서 송치 받아 경찰의 초기 수사 부실 부분에 대해서도 강도 높은 수사를 예고하고 있다.
피해자들은 서울중앙지검의 직접 수사를 요구했다. 지금까지 경찰을 수사 지휘해 조사하던 검찰은 사건고소장을 접수함에 따라 이를 조사부에 배당하고 직접 수사하기로 하고 "경찰 조직 내 윗선 개입 의혹 등 추가 관련자 부분도 수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검찰이 조 씨를 직접 수사하게 되면서 과연 희대의 사기꾼을 구속하는 성과를 낼 수 있을지 국민적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벌써부터 검찰수사에 회의적인 시선이 나오고 있다.
모든 피해자들은 언론에 보도되고 있는 조희팔 관련자들의 조사도 중요하지만 7년 동안 세상과 등지고 살아온 피해회복이 되기를 확수고대하며 기다리고 있을 뿐이다.
박근혜 정부는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성역 없는 수사를 통해 국민적 의혹을 밝히고 피해자들이 빨리 피해회복 될 수 있도록 조속한 처리를 해야할 것이다.
/배상익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