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돋보기] 순진한 외교 정책 바꾸어야 산다
[세상 돋보기] 순진한 외교 정책 바꾸어야 산다
  • 신아일보
  • 승인 2016.01.19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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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벽두부터 북한의 핵실험으로 대한민국의 외교적인 취약성이 드러났다.

한국은 북한의 핵위협으로 동북아평화가 위협받고 있다면서 사방팔방으로 뛰어 다녔지만 실제적인 대북제재 수단은 얻어내지 못하고 있다.

실제로 우리가 상당히 기대를 걸고 있었던 중국의 역할은 허구였다는 사실이 여지없이 드러났다.

한국은 겨우 외교라인을 통해 북한에 대한 ‘강력 제재’를 요청했지만 중국은 ‘대화를 통한 해결’을 강조하면서 오히려 미국의 B-52전략폭격기의 한반도 전개에 대해서 ‘절제’와 ‘신중한 행동’을 요구했다.

한·일 관계에서도 박근혜 대통령은 취임 이후 30개월이 넘도록 위안부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정상회담도 없다는 강경 자세를 취하다가 지난 연말 갑자기 위안부협상을 타결시켰고 이를 계기로 한일외교가 정상화되는 듯 싶었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이에 대한 반대 여론이 들끓고 있고 일본의 사쿠라다 요시타카 중의원 의원(6선)은 최근 “위안부는 직업 매춘부였다”는 망언을 하고 있는 등 그 앞날이 만만치 않다.

특히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은 최근 국정연설에서 북한의 핵실험에 대해서 거론하지 않았다.

다만 그는 “미국은 필요하면 언제든 행동에 나설 것이고 우리의 동맹을 보호할 것”이라고 말해 북한에 대해 간접적인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

박근혜 정부가 그렇게도 자랑스러워했던 외교적인 성과가 현실과는 너무나 괴리가 있었다는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이로 인해 많은 국민들은 두려움에 전율하고 있다. 이번 대국민 담화에서 대통령의 한숨이 깊어진 것도 이 같은 외교 전략의 실패와 무관하지 않다고 본다.

우리는 괴로운 일이지만 대한민국의 외교가 뿌리째 흔들리고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

따라서 우리국민은 미국 중국 일본 등 세계주요국과의 외교에 있어서 지금까지와는 다른 차원의 외교정책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이번 북핵사태를 계기로 뼈저리게 반성해야 할 것이다.

지금까지 우리나라의 외교는 미국 중심의 외교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것이 잘못됐다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미국의 종살이를 자처하게 됐다는 뜻이다.

매년 수십조원을 쓰면서도 미국은 한국의 핵무기를 용인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유도탄의 사정거리도 제한한다.

원자로에서 나오는 폐기물의 처리조차 무턱대고 허락지 않아서 한국의 원자로는 이대로 가다가는 가동을 중단할 위기를 맞고 있는 것이다.

노무현 대통령 당시 한국은 미국으로부터 전작권을 회수해 자주국방의 길을 시작했으며 북한과도 협상을 통해 외교력을 극대화했다.

미국에 매년 수십원을 갖다 바치는 것보다 북한에 그 몇 백분의 1인 단돈 1000억원을 쓰는 것이 훨씬 국방에 효력이 크다는 것이다. 물론 북한이 핵폭탄을 포기하면 좋겠지만, 이는 어느 나라도 강제할 수는 없다는 것이 현실로 나타나고 있으니 하는 말이다.

남한이 북한을 적으로 돌리지 말고 자주국답게 평화와 공생의 길을 택할 때 세계열강의 시선은 달라질 수밖에 없다고 본다.

미국이나 중국이나 일본은 닫힌 사회인 북한을 알기위해 외교적으로 한국에 구걸할 것이기 때문이다.

금강산에서 관광객 한 사람이 죽었다고 해서 그 역사적인 사업을 전면 중단하고 통일은 대박이라면서도 남북 갈등을 오히려 부추기는 정책으로는 세계인의 무시를 받을 수밖에 없지 아니한가?

남의 나라(?)가 핵폭탄을 실험했다고 해서 이를 적국으로 간주하면서 실효성이 있는 대책도 내놓지 못하고 있다면 이는 너무 무능하고 순진하다고 본다.

북한과의 긴장을 해소하는 만큼 한국의 국격과 외교력이 커진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강조한다. 영구집권을 꿈꾸지 않는다면 남북화해 그것이 무엇이 그렇게 어려운가?  

/이해청 논설주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