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돋보기] 인공지능 ‘알파고’가 남긴 메시지
[세상 돋보기] 인공지능 ‘알파고’가 남긴 메시지
  • 신아일보
  • 승인 2016.03.17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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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판을 놓고 인간과 인공지능이 벌인 세기의 대결은 인공지능이 일방적인 승리를 거두면서 막을 내렸다.

이번 대국이 세기적인 대국으로 역사에 기록될 수 있었던 것은 인공지능이 인간을 뛰어넘을 수 있다는데 대한 인류의 ‘놀라움’에서 비롯된다.

그래서 이세돌이 3연패 하며 수세에 몰리자 모든 나라에서 인간들이 대단한 응집력을 보이며 한목소리로 이세돌을 응원하기 시작했다. 어느덧 이 대결이 ‘인간 대 기계’의 대결이 됐다는 의미다.

이 때문에 지난 13일 알파고의 약점을 파고든 이세돌이 소위 ‘신의 한 수’로 반격에 성공하자 구글의 나라인 미국과 알파고의 개발국인 영국에서조차 “의미 있는 1승을 거뒀다”고 기뻐했다.

사실 이번 대국에서는 인간 최고의 바둑 고수조차 인공지능 알파고(AlphaGo)에 역부족했다는 사실이 여지없이 들어났다. 이세돌 9단은 바둑이 끝난 후 “실력 우위는 인정 못 하겠지만 집중력은 역시 사람이 이기기 어려운 것 같다”고 말했다.

“알파고의 집중력은 사람이 이기기 어렵다”는 것은 무엇을 뜻하는가? 바둑의 싸움기술은 이미 인간으로서는 이길 수 없다는 것이다. 10판을 두어도 이기기 힘들다는 것이 아닌가? 바둑에 관한한 인공지능은 이미 인간의 지능을 뛰어 넘어섰다는 것이다.

그러나 “실력의 우위는 인정 못 하겠다”라고 인간은 절규하고 있다. 이는 무엇을 말하는가? 바둑은 졌지만 인간이 진 것은 아니라는 뜻으로 해석된다.

실례로 자동차와 인간이 달리기 경주를 한다고 할 때 자동차는 인간보다 10배 이상 속력이 빠르므로 결코 인간은 자동차를 이길 수는 없다. 그러나 도로 앞에 조그만 개울이 있다면 사정은 달라진다.

자동차는 전복되지만 사람은 개울을 건너뛰어서 달릴 것이므로 사람이 승리할 수 있는 것이다. 이번 5번의 대국중 제4국이 바로 그런 경우다. 10판에 한 번 있을까 말까한 묘수국면이 도래했다. 인간은 이를 발견해서 ‘신의 한수’로 알파고를 이길 수 있었던 것이다. 그 신의 한수를 아직 알파고는 모르는 기계일 뿐이라는 것이다.

기계가 인간과 같아지기 위해서는 아직 변한 것은 없다. 인공지능은 아직은 기계로서 ‘나’라는 인식조차 없다. 그러므로 우리 인간은 이 기계들을 유용하게 사용하면 그만이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나’는 누구인가?

세기의 대결을 기획하고 광고해서 수천억 원을 벌어들인 구글이다.

이 같은 소프트회사들에 의해서 과거 기계가 인류에게 산업혁명을 가져왔듯이 인공지능은 이제부터 인류에게 눈부신 ‘지능 혁명’을 가져다 줄 것이다.

IBM의 인공지능인 ‘닥터 왓슨’은 이미 의사보다 더 빠르고 정확하게 질병을 진단한다. 그러므로 의료부문에서의 인공지능은 엄청난 속도로 발전해 나갈 것이다. 수술은 물론 투약과 시술이 모두 인공지능에 의해 이루어질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 의사가 필요없는 세상이 된다는 뜻이다.

법원의 판결은 판사보다는 인공지능이 훨씬 공정하고 오판도 없을 것이다. 세계 각국의 법원은 슈퍼컴퓨터에 의존하는 것이 상식이 될 것이다.

이미 금융권에서는 인공지능이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벌써부터 고객의 선호도가 높다. 물론 인공지능 간의 경쟁도 치열할 것이지만 그 최종선택은 역시 인간의 몫이다.

이번 알파고와의 세기의 대결은 바로 우리시대가 인공지능의 혁명시대에 접어들고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는 메시지다.

수백 년 후 바둑은 물론 칼럼의 작성 등 수백만 개의 소프트웨어를 장착한 ‘알파고’가 ‘나’를 인식하는 등 인간과 거의 구별할 수 없는 경지에 오를지도 모르지만, 아직은 인공지능은 ‘나’를 인식하지 못하는 기계일 뿐이다.

그러나 약 100년 전 미국의 라이트형제가 겨우 공중에 띄운 비행기가 대륙을 횡단하는 초호화 여객기로 발전했듯이 인공지능의 개발에 뒤처지면 후진국으로 떨어질 수밖에 없다.

정부도 인공지능 분야에서 창업지원 인프라를 확대하기 위해 연구개발 지원금을 200억원 이상으로 늘리기로 하는 등 관심을 보이고 있다니 다행한 일이다.  

/이해청 논설주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