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돋보기] 노인 빈곤율 OECD 1위… 노인자살률 세계 최고
[세상 돋보기] 노인 빈곤율 OECD 1위… 노인자살률 세계 최고
  • 신아일보
  • 승인 2016.03.29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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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희 대통령 시절만 해도 한국은 세계 최상의 효자·효녀의 나라였다. 가족들이 모두 똘똘 뭉쳐서 가난을 극복했다.

만원버스에 매달린 3~4명의 청년들을 어린 여차장들이 뱃심으로 욱여넣으면서 ‘오라이’를 외치던 출근길 상황이 눈에 선하다.

당시 한국 사람들은 거의 모두 가족을 위해서 자신을 기꺼이 희생했었다.

김대중 대통령 때도 IMF로 국가가 누란의 위기에 처하자 국민들은 거국적으로 금반지를 들고 뛰어나왔다.

참으로 ‘금모으기 운동’은 배달민족의 불가사의한 애국애족의 시민운동으로 세계역사상 그 유례를 찾을 수 없을 것이다.

이러한 아름다운 강산이 ‘헬조선’으로 바뀌었다. 효도와 가족 사랑은커녕 부모를 버리는 것이 흔한 일이 됐다. 그리해 수백만 명에 이르는 노인들이 홀로 살면서 굶어 죽거나 자살하고 있다.

최근 보도에 따르면 우리나라 노인빈곤율은 2015년 현재 49.6%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1위다.

65세 이상 노인의 절반에 가까운 수가 빈곤상태라고 한다. 따라서 노인들은 굶어 죽지 않기 위해 쓰레기를 주우면서 길거리를 누빈다.

우리들은 서울 거리에서 종이를 줍는 늙은이들을 수도 없이 마주친다. 이들은 하루 종일 종이를 주워서 벌어들이는 돈이 2~3000원에 불과하다고 한다.

이들의 행색은 도저히 일을 할 수 있는 상태가 아닌 것으로 보여진다. 자세히 관찰해 보면 금방이라도 죽을 것 같은 몰골이다.

어떻게 ‘미국의 트럼프’가 말하는 부자나라에서 그것도 1000만 인구를 자랑하는 수도 서울에서 수천명에 달하는 노인들이 종이를 줍게 만들고 있는 것인가? 하루에 2~3000원이 없으면 굶어 죽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종이를 줍는 일조차 하지 못하는 노인들은 자살을 할 수 밖에 없다.

최근 세계보건기구에 따르면 우리나라 65세 이상 노인자살률은 81.9명으로 세계최고는 고사하고 미국의 5.6배, 일본의 4.7배에 달한다.

70살 이상 노인 자살률은 10만 명당 116.2명으로 자살률 2위인 남미 수리남의 2.4배에 달하고 있으며 다른 나라들과 비교하기조차 민망하다.

또 다른 통계에서는 70세 이상 자살률이 2011년 현재 289.5명이라는 집계도 있다. 세계 최고의 IT대국이지만 자살통계는 아주 엉터리라는 얘기다.

이 같은 놀라운 노인자살률의 원인은 경제적인 것이 그 첫 번째 이유다.

배달민족은 그 성품상 자살은 하지 않는데 굶어 죽을 수밖에 없어서 택하는 마지막 선택이니 이것이 너무도 슬프고 분하다는 것이다.

30대에도 직장에서 쫓겨나는데 65세 이상의 노인을 누가 고용하겠는가? 쓰레기를 줍는 일밖에는 남지 않는다는 뜻이다. 그런데 재활용 자원도 재벌자본이 침투함으로써 그 매입가격은 해마다 깎인다고 한다.

물론 사정이 좀 나은 노인들도 있지만 별반 다를바 없다.

서울시 산하 서울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에 거주하는 65세 정도의 일하는 노인 1000명을 조사한 결과 노인근로자들은 하루 평균 12.9시간으로 법정 근로시간(8시간)보다 훨씬 오래 일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이들의 시간당 임금은 5457원으로 당시 최저임금(5580원)보다 낮았다. 일자리도 85.4%가 경비와 청소, 가사도우미, 운전사 등 단순 노무직에 집중됐다.

이들은 휴가나 재해보상 등의 근로기준법상의 권리를 누리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이들 노인들은 그래도 운이 좋은 편이다. 70세 이상이 되면 절대로 쓰레기를 줍는 일 외에는 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도대체가 반만 년간 노인을 공경하며 효도를 제1의 도덕으로 삼아 온 대한민국을 누가 이 지경으로 만들었는가?

고령화 시대는 피할 수 없는 현실이다. 노인 문제 해결을 위해 정부는 물론 기업들도 적극 나서야 한다.

/이해청 논설주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