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한국금연운동협의회가 31일 제29회 세계 금연의 날을 맞아 개최한 기념 학술 세미나에서 백혜진 한국헬스커뮤니케이션학회 회장은 담뱃갑에 브랜드 이름과 흡연 경고 그림만 들어간 ‘민무늬 담뱃갑(Plain Packaging)’을 도입하면 청소년 흡연율을 낮출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소개했다.
한양대 광고홍보학과 부교수를 겸직하고 있는 백 회장은 담배 광고가 제한되는 국가에서는 담뱃갑 포장지가 곧 그 브랜드의 이미지를 만들고, 이런 이미지 광고는 성인보다 청소년의 흡연율에 더 큰 영향력을 미친다고 소개하며 근거를 들어 설명했다.
백 회장은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자료를 인용해 2008∼2010년 미국 담배 중 광고 비용을 가장 많이 지출하는 브랜드 1∼3위는 말보로·뉴포트·카멜 순이었으며, 이 순위는 같은 기간 미국 청소년이 가장 선호한 담배 순위와 동일했다고 전했다.
또 영국 금연운동단체 ‘ASH’가 올해 공개한 담배회사 필립모리스 내부 자료에 따르면 담배 포장지는 어디서나 볼 수 있는 광고이며 청소년과 젊은 층 등 새로운 소비자를 영입하는 중요 수단이라는 마케팅 전략을 갖고 있었다.
백 회장은 이 같은 자료를 제시하며 담뱃갑 포장이 청소년 흡연율과 큰 연관성을 보이는 만큼, ‘민무늬 담뱃갑’을 도입하면 청소년 흡연율이 줄어든다고 주장했다.
그는 2010년 호주서 민무늬 담뱃갑을 도입하면서 15.1%였던 흡연율이 3년 후 12.8%로 떨어졌고, 청소년 흡연 시작 연령은 15.4세에서 15.9세로 늦어졌다는 사례를 덧붙이며 담배의 해로움을 저평가시키는 포장 디자인을 없애야 금연 정책의 효율을 높일 수 있다고 제안했다.
[신아일보] 문경림 기자 rgmoon@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