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성황후 초상화 추정 그림 공개… "추정 사진과 용모 비슷"
명성황후 초상화 추정 그림 공개… "추정 사진과 용모 비슷"
  • 고아라 기자
  • 승인 2017.08.14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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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보성갤러리 '구한말·일제강점기 특별전'서 전시

▲ 다보성갤러리가 명성황후 초상화로 추정된다고 주장한 초상화. (사진=다보성갤러리 제공)
고종의 비인 명성황후(1851∼1895)를 그린 것으로 추정되는 새로운 초상화가 나왔다.

서울 종로구 다보성갤러리는 14일 대한제국 선포 120주년, 광복 72주년을 맞아 열린 특별전에서 평상복 차림의 '전(傳) 명성황후 초상'을 공개했다.

세로 66.5㎝, 가로 48.5㎝ 크기인 이 초상화에는 두건을 쓰고 하얀 옷을 입은 여성이 손을 가지런히 모은 채 서양식 의자에 앉아 있는 모습이 담겨있다.

또 족자 뒷면에는 '부인초상'(婦人肖像)이라는 글자가 세로로 적혀 있다.

다보성갤러리 측은 "적외선 촬영 결과 '부인' 글자 위에 '민씨'(閔氏)라는 글씨가 있었으나 나중에 훼손된 것으로 확인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림 속 인물이 착용한 신발이 고급 가죽신인 데다 이승만 전 대통령이 쓴 '독립정신'의 명성황후 추정 사진과 용모와 분위기가 비슷하다"면서 명성황후의 초상화라고 추정했다.

고미술협회 측도 이 초상화 속 여인이 명성황후라고 확신하는 분위기다.

고미술협회는 △명성황후 살해범으로 알려진 미우라 고로의 글씨 작품과 한 세트로 같이 전해오고 있는 점 △평상복을 입었으나 왕실 복식의 무늬가 있는 점 △당초문천의 고급 양식 소파인 점 △신이 고급 가죽신이고 신코를 드러내고 그렸다는 점 등을 근거로 명성황후의 초상화라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학계에서는 이 그림을 명성황후 초상화로 단정할 만한 결정적 단서가 없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그림을 그린 화가는 한복에 대한 이해도가 매우 낮아보여 일본인일 확률이 높고, 초상화에 담긴 얼굴 모습도 일본인과 흡사하다고 지적한다.

또 옷차림이나 용모를 보면 왕비의 초상화라고 하기에는 너무 초라하다는 지적도 있다.

명성황후의 초상화와 사진으로 확정된 작품은 한 점도 없는 상황에 공개된 이 그림이 향후 명성황후 용모에 관한 논쟁을 일으킬지 주목된다.

한편, 특별전에서는 명성황후 초상화로 추정되는 작품을 비롯해 일제시대 독립운동가와 개화파, 친일파 및 조선통감·총독부 관료들의 비공개 묵적 등 300여 점을 익명의 국내 소장가로부터 받아 공개한다.

[신아일보] 고아라 기자 ara@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