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계올림픽 스키 종목 중 '스키의 왕'이라 불리는 노르딕복합 종목에 유일하게 출전하는 국가대표 박제언(24)이 14일 출전한다.
노르딕복합은 크로스컨트리 스키와 스키점프가 결합된 종목으로 제1회 샤모니 동계올림픽부터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유서가 깊은 종목이다.
북유럽지역에서 탄생한 노르딕복합은 스키 관련 종목 중 난이도가 가장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이는 극한의 공포를 체험하는 스키점프와 극한의 체력을 요구하는 크로스컨트리 스키가 합쳐진 만큼 스키종목의 '끝판왕'이라고 불린다.
국내 노르딕복합 등록 선수는 단 한명이다. 크로스컨트리 스키 출신인 박제언은 유일한 등록선수이자 국가대표다.
스키점프와 크로스컨트리 스키처럼 당연히 관심과 지원이 부족한 종목이다. 사실상 국내에서 지지기반은 전무한 상황이다.
이런 열악한 상황 가운데서도 박제언은 아버지 박기호 감독의 지휘 아래 국가대표로서 충실히 훈련해왔다.
박기호 감독은 지난 1986년과 1990년 동계아시안게임 크로스컨트리 종목 국가대표로 참가하며 은메달을 목에 건 엘리트 선수 출신이다. 선수생활을 마감한 후에는 지도자 생활을 하며 많은 크로스컨트리 국가대표 선수를 길러내 '대한민국 크로스컨트리 스키의 대부'라는 호칭을 가지고 있다.
이런 아버지의 피를 이어 받은 박제언은 어린시절부터 '크로스컨트리 스키 천재'로 두각을 나타냈다. 학창시절부터 국내 동계체전이 개최될 때마다 크로스컨트리 스키 종목의 금메달을 휩쓸었다.
여기에 지난 2008년 스키 대신 스키점프 선수생활을 경험하며 아버지의 권유로 노르딕복합에 도전하게 됐다. 어렸을적 보였던 크로스컨트리 스키의 재능을 아깝게 여긴 박기호 감독은 두 종목을 모두 할 수 있는 노르딕복합을 권유한 것이다.
박제언은 지난해 2월 평창에서 개최된 노르딕복합 월드컵에서 28분32초06으로 30위를 기록하며 동계올림픽 진출권을 따냈으며 유럽 등지에서 맹훈련을 해왔다.
박제언은 그동안 체력 훈련에 매진해 왔고 외국인 코치의 도움을 받아 스키점프 기술 훈련도 병행해 왔다. 스키점프 성적이 나쁘면 이어지는 크로스컨트리에서 불이익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북유럽 출신인 종목인만큼 노르웨이, 핀란드, 독일, 오스트리아, 스위스 등의 나라들이 강세를 떨치고 있는 상황에서 박제언이 세계 수준과 어깨를 나란히 하기에는 아직 부족하지만 안방에서 펼쳐지는 동계올림픽 무대인 만큼 성적에 연연하기 보다는 도전에 의미를 둔다는 계획이다.
대한민국에서 노르딕복합이라는 종목을 알리고 저변 확대와 귀중한 경험을 쌓기 위한 박제언의 도전에 이목이 쏠린다.
[신아일보] 고아라 기자 ara@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