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지금까지 성장방식 벗어나야”…김기남 “법고창신 기반으로”
‘가치’, ‘시장’, ‘경쟁’도 강조…최태원 “새해에도 사회적 가치 창출”
신년사를 통해 나타난 10대 그룹의 새해 사업 방향은 고객을 중심에 두고 적극적으로 글로벌 시장을 공략함으로써 성장을 이뤄내는 것이다.
3일 CEO스코어가 올해 10대 그룹 신년사에 담긴 키워드를 분석한 결과 ‘고객’이 58회로 가장 많았다. 이어 ‘성장’이 41회, ‘글로벌’이 35회를 기록했다.
고객 키워드는 지난 10년간 10대 그룹 신년사에서 한 차례도 빈도수 1위에 오른 적이 없었다. 올해는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30차례에 걸쳐 고객을 강조함에 따라 가장 많이 언급된 키워드로 꼽혔다.
구 회장은 앞서 2일 신년사를 통해 “LG가 더 높은 도약을 위해 변화할 부분과 나아갈 방향을 수없이 고민해 보았지만 결국 그 답은 고객에 있었다”며 “지금이 바로 '고객을 위한 가치 창조'라는 기본 정신을 다시 깨우고 더욱 발전시킬 때”라고 강조했다.
고객 키워드를 제외하면 10대 그룹은 매년 성장 동력에 대해 고민해 왔다. 성장 키워드는 2011년부터 9년 연속 3위권 내에 포함돼 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은 그룹 신년사에서 “지금까지 성장방식에서 벗어나 우리의 역량을 한데 모으고 미래를 향한 행보를 가속화해 새로운 성장을 도모해야 할 때”라며 “권역별 책임경영 체제를 기반으로 글로벌 사업경쟁력을 고도화해 수익성을 강화”할 것이라 말했다.
반면 삼성전자의 김기남 부회장은 기술과 혁신을 강조하면서도 “새것을 만들어 가되 근본은 잃지 않아야 한다는 뜻의 ‘법고창신(法古創新)’” 정신을 지속성장 기반으로 제시했다.
최정우 포스코 회장은 “그룹 신성장 핵심사업으로 육성 중인 이차전지소재 사업은 조속한 시일 내에 글로벌 톱 플레이어로 도약할 수 있도록 설비투자, 연구개발, 제품개발, 고객 다양화에 총력을 다해야 한다”며 신사업에 대한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이 외에도 △가치(30회) △시장(29회) △경쟁(28회) △새로움(27회) △혁신(25회) △변화(24회) △미래(24회) 등이 자주 언급된 키워드다.
특히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그룹 차원에서 ‘사회적 가치 창출’에 힘 쏟을 것이란 포부를 나타냈다. 최 회장은 지난 2일 주요 관계사 CEO와 가진 대담에서 “어려운 경제환경 속에서도 더 큰 행복을 만들어 사회와 함께 하자”며 “다음 세대가 행복하게 자랄 수 있도록 SK가 건강한 공동체로 기능하면서 동시에 행복을 더 키워나갈 수 있는 방법에 대한 척도는 사회적 가치(SV)일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