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은 황금돼지의 해인 만큼 경제적 도약을 꿈꾸는 이들이 많을 것이다. 사업 번창이나 직장에서의 승진, 투자 성공 등 각자의 희망 사항도 각양각색이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의 대표적 투자 수단으로 여겨져 왔던 부동산은 어떨까? 정부는 근본적으로 "집을 투자 대상으로 보지 말라"는 정책 방향을 앞세워 강력한 규제를 이어왔고, 실제 시장 분위기도 무겁게 가라앉은 모습이다. 그러나 국민 자산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부동산에서 아예 투자 개념을 지워버린다는 것은 말처럼 쉽지 않다. 올해 부동산 투자는 '약'일까? '독'일까? 제대로 된 처방으로 독대신 약을 삼킬 방법을 전문가들에게 들어봤다.
서울 아파트, 결국에는 오른다?
Q 주택 시장 침체에도 서울 아파트는 언제든 다시 오를 수 있다는 기대감이 있다. 정말 그럴까? 서울 아파트 투자를 고려하는 이들은 지금 시점에서 어떤 점을 따져봐야 할까?
김태섭 주택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서울 아파트 가격은 언제든지 오를 수 있습니다. 지금 상황은 정부 규제의 핵심이 지역적으로는 서울, 주택 유형으로는 아파트에 몰려 있어 가격조정을 받는 상황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서울 아파트는 단기간 너무 올라 매수 부담이 증가한 상태며, 정부 규제로 가격이 더 내려갈 것이라는 심리가 작용해 실수요자의 매수가 중단된 상태라고 보면 됩니다.
중장기적으로 볼 때 지속해서 가격이 상승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부동산은 서울 아파트라고 볼 수 있고, 대부분의 소비자는 현 정부 말기나 새로운 정부가 시작하면 정책 변화에 따라 가격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단기적인 침체냐, 아니면 2~3년간 침체가 지속할 것인가의 차이지 서울 아파트 가격은 수급 상황, 충분한 수요자 계층 등을 고려할 때 장기적인 하락 가능성은 낮다고 볼 수 있습니다.
다만, 경기에 따라 주택가격의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는 상황으로 지금 국외 부동산 시장이 침체 가능성이 커지고 있고, 국내 여건 또한 좋지 않아 부동산 시장 활성화 가능성은 작습니다.
서울 아파트 투자 시점을 고려하려면 실수요 관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으며, 입지상 향후 교통여건 등 장래성이 있는 지역을 중심으로 매입 시점을 고려할 필요가 있습니다. 당분간은 하방 경직성이 강화될 수 있기 때문에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
조은상 리얼투데이 정보사업본부장
"과거 추이를 살펴보면 대체로 맞는 말입니다.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고 있지만 가격 하락 폭보다는 상승 폭이 컸던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누구도 언제 오르고 언제 떨어질 지 타이밍을 예측하기 어렵다는 것을 고려하면 무리한 투자는 배제해야 할 것입니다. 소형, 역세권, 개발 호재를 갖추고 있는 지역은 안정적인 편이며, 최근에 급등한 지역은 가격이 정체되거나 하락할 가능성도 커 유의해야 합니다."
내 집 마련,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Q 전문가들은 실거주와 장기 투자 관점에서 집 한 채는 가지고 있을 필요가 있다는 얘기를 많이 한다. 그러나 정부가 평생 주거 개념으로 임대주택 공급을 확대하고 있고, 일각에서는 공급이 많아져 집값 상승 여력이 약화할 것이라는 얘기도 한다. 젊은 층은 대출을 받아서라도 집 한 채 정도는 마련할 필요가 있을까?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
"급할 것은 없다고 봅니다. 지난해 9·13 부동산대책에 따라서 대출 규제, 세금 부담과 주택공급과잉이 현실화하면서 서울도 집값이 하락하고 있습니다.
올해 주택시장은 정부의 강력한 수요억제책이 전방위적으로 부동산시장을 압박하면서 거래량이 감소하거나 집값이 약보합세를 나타낼 전망인데요. 전월세 가격도 비교적 안정세가 이어질 것이라 매수자 입장에서는 급할 게 없습니다.
무주택자는 더욱 넓어진 청약기회를 활용한 분양시장을 통한 내 집 마련, 집값 조정기 저렴한 경매매물을 잡을 수 있는 경매시장이 현명해 보입니다. 적어도 집값의 60~70%인 전세금을 들고 계신 이들이 상환능력이 있는 정도에서 대출을 받아 내 집 마련 하는 것을 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
김태섭 선임연구위원
"현시점에서 아파트 매입을 고려하는 사회초년생들은 시장 상황을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지급 가능한 수준의 주택을 분양받는 것을 생각해 볼 수 있고, 정부가 공급하는 택지나 신도시에서 공급하는 주택을 분양받는 것이 가장 바람직할 것으로 보입니다. 기존 아파트 매입은 주택시장 변동을 보면서 당분간 기다려 볼 필요가 있습니다.
아파트가 아니고 다세대 주택 매입은 지금도 가능한 시점입니다. 주거 안정과 투자 측면에서도 서울에서 집 한 채는 가지고 있을 필요가 있습니다. 당장 집을 마련할 능력이 없는 경우에는 정부에서 공급하는 임대주택을 먼저 적극 활용해야 합니다. 임대주택에 거주하면서 내 집 마련을 해 나가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집값 아무리 올라도 세금 내면 끝?
Q 정부가 다주택자 종부세율을 높인 데 이어 최근 주택 공시가도 상향 조정하고 있다. 세금폭탄이라는 말까지 나오는데, 이제 정말 집을 여러 채 소유하는 것은 지양해야 할까?
조은상 본부장
"부동산 투자에서 정답은 계속 바뀐다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정책, 시장환경, 트렌드에 따라 끊임없이 변화하기 때문입니다. 결론적으로 봤을 때 최근에는 세금의 영향으로 인해 '똘똘한 한 채' 얘기가 나오지만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갭투자를 통해 이익을 본 사람이 많았던 점을 떠올려 본다면 정답은 다시 바뀔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정부의 정책에 관심을 기울이고, 부동산 뉴스를 자주 접하면서 맞춤 투자에 나서는 것이 좋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김태섭 선임연구위원
"집은 실거주용 한 채를 가지는 것이 세금 부담 측면에서 유리한 것은 사실입니다. 고가주택이 아니라면 보유세 부담이 그다지 크게 오르지 않았습니다. 집을 여러 채 구매해 임대사업을 할 능력과 생각이 있다면 소형이면서 저렴한 주택을 매입해 등록임대사업을 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등록임대사업도 정부의 인센티브 축소로 혜택이 예전과 같지 않습니다. 정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집주인 임대주택사업에 참여하는 것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이제는 땅이라던데 정말 그런가?
Q 주택시장은 한물갔다고들 한다. 시장에 묶인 유동자금이 토지 시장으로 흘러간다던데 이제 땅을 보러 다녀야 할까?
함영진 랩장
"지난해 전국 토지가격이 4.58% 올랐는데요. 2015~2017년 매해 2~3% 오른 데 비해 상승 폭이 큽니다. 특히 세종시는 7.42%, 서울은 6.11%, 부산과 광주 등지는 5% 이상 상승했는데요. 수도권에서는 파주시 9.53%, 서울 용산, 동작, 마포구는 8% 이상 땅값이 급등했습니다. 남북 화해 분위기에 따라 경협수혜 기대감이나 서울 한강 변 일대 정비사업 호재 영향을 받았던 지역 위주로 높은지가 변동률을 기록했습니다.
지난해 주택가격이 서울이나 대구, 광주지역 등 특정 지역만 높게 상승했습니다. 그러나 지방 대부분은 지역산업 위축이나 공급과잉 여파로 집값 양극화가 지역별로 크게 나타났지요. 이에 비해 토지시장의 분위기는 좋았던 셈입니다. 올해는 각종 택지개발사업과 철도, 도로 등 SOC 사업이 진행되며 25조원 안팎의 토지보상자금이 풀리고 이 중 일부가 토지시장으로 재유입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하지만 토지는 주택과 달리 지목, 용도, 접도율 등에 따라 평가 및 이용가치가 다양하고 매입비용도 상당해 장기투자 목적에서 접근하시는 것이 현명합니다. 초보자가 무리한 투자에 나설 경우 시세차익은커녕 손절매를 할 수도 있으니 긴 안목에서 주변 개발 호재와 토지 이용가치를 접목해 철저히 분석 후 매입을 검토하는 것이 현명합니다."
조은상 본부장
"부동산 상품도 유행이 있기 마련인데요. 주택시장에 규제가 강해지고 거래가 끊기다 보니 토지 투자에 대한 얘기가 나오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단순히 주택시장이 어려워졌다는 이유로 잘 알지 못하는 토지 투자에 나서는 것보다는 본인이 관심 있고, 확신이 서는 상품이나 지역에 투자해야 리스크가 줄고 더 많은 이익을 낼 수 있을 것입니다."
자영업 대국 대한민국...상가투자 해볼까?
Q 동네에 비슷한 종류의 카페와 미용실, 음식점이 수두룩하다. 상가 하나 사서 임대료 받으면 살림살이 좀 나아질 수 있을까? 초보자가 쉽고 안전하게 접근할 수 있는 상가투자 상품은 뭐가 있을까?
이상혁 상가정보연구소 선임연구원
"상가 투자는 일단 사놓고 임대료와 매매가가 오르길 기대하는 단순한 투자방식으로는 성공하기 어렵습니다. 매입 단계에서 상권분석과 임대시세 조사를 통해 예상 수익률을 따져봐야 함은 물론이고, 매입 이후에도 꾸준하게 상가 가치를 끌어올리려는 노력이 수반돼야 합니다.
현재 전국 평균 상가 임대수익률은 연 4~5% 선이고, 시세 상승까지 포함한 투자수익률은 연 7% 내외입니다. 은행 예금금리(1% 후반~2% 초반)보다 월등히 높을 뿐 아니라, 대출을 활용한 레버리지 효과도 충분히 노려볼 만 하죠.
단, 장기 공실 발생 시 수익률은 무의미한 수치가 됩니다. 때문에 공실 예방 및 관리에 항상 신경 써야 하고, 우량 임차인을 유치를 위해 업종과 브랜드의 트렌드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합니다. 임차인이 장사가 잘돼야 임대인도 오랜 기간 안정적으로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겠죠.
실투자금이 적거나, 투자 경험이 많지 않은 분들은 비교적 매매가가 싸면서도 안전한 단지 내 상가에 관심을 가져볼만 합니다. 단지 내 상가는 상업용지에 들어선 상가보다 임대료가 낮기 때문에 임차인들의 초기비용 부담이 적습니다. 특히 요즘 같은 자영업 경기 불황기에는 큰돈을 들여 창업하고 싶은 사람이 드물기에 저렴한 임대료를 내세운 상가는 공실 방어에 효과적입니다. 다만, 단지내 상가는 외부 소비수요 유입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높은 수익률을 기대하기는 어렵습니다.
실투자금에 여유(최소 10억원 이상)가 있는 투자자라면 임대수익보다는 시세차익에 더 초점을 맞추길 권합니다. 즉, 현재 건물의 이용가치보다 잠재된 토지의 가치에 주목하라는 것인데요. 건물의 가치는 오래될수록 0에 수렴하는 데 반해 토지의 가치는 꾸준히 성장합니다. 나아가 건물의 재건축 및 리모델링, 배후수요 및 유동인구 증가 등 호재와 맞물리게 되면 토지의 가격이 급상승할 수 있습니다.
분양 상가의 경우 되도록 독점업종 또는 선임대 상가를 선점하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분양 상가는 상권이 활성화되기 전 공실이 길어질 수 있으므로 과도한 대출은 삼가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투자해야 합니다."
함영진 랩장
"올해 한국은행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2.6%로 하향조정되는 등 경제여건이 좋지 못한 데다 빠른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자영업자의 영업난이 가중되고 있어 창업 시장이 위축된 상탭니다.
권리금 법제화와 함께 현 정부 들어 상가임차인을 위한 임대차보호법이 강화되며, 영업권 10년 보장 등 세입자의 교섭력 향상에 따라 상가운영을 통한 수익률 제고가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상가 임대차에는 임차인과 임대인 사이 시설 원상복구와 명도, 전대, 수선 및 관리비 문제 등 다양한 분쟁도 발생하고 있습니다.
우선 상가를 계약할 때 건축물대장을 통해 위반건축물 등록은 없었는지, 상가건물의 용도 시설에 적합한 업종이 뭔지 분석해 수익률이 잘 나올지 따지고 매입해야 합니다. 매입가가 비싸면 세입자 구하기가 쉽지 않고 공실 리스크도 발생하므로 상권특성과 유동인구 규모를 잘 따지는 보수적인 접근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