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운 맛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마라’가 국내 식품업계와 유통업계를 강타한 가운데 치킨과 소스, 떡볶이, 과자에 이어 라면까지 접수한 모양새다. 실제 주요 라면업체들은 ‘마라’를 활용한 제품이 속속 내놓고 있다.
18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국내 라면시장에도 ‘마라’가 트렌드로 자리 잡으며 침체된 라면시장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마라는 저릴 마(痲), 매울 랄(辣)의 한자 뜻 그대로 혀가 저릴 정도로 맵고 얼얼한 맛을 지닌 중국 사천(쓰촨) 지방 향신료다.
마라는 ‘마라위크(마라 요리를 먹는 주간)’, ‘마세권(마라 음식점 인근)’, ‘혈중 마라농도(마라를 알코올 농도에 빗댄 말)’ 등의 신조어까지 나올 정도로 대세가 됐다.
농심은 정통 마라탕 특유의 얼얼한 맛과 향신료 풍미를 최대로 살린 용기면 ‘마라고수 마라탕면’을 선보였다. 이 제품은 농심 중국 상해법인과 공동 개발한 제품으로 현지 연구원이 참여하고 현지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를 통해 제품의 완성도를 높인 것이 특징이다.
농심 관계자는 “해외여행이 보편화되면서 이국적인 맛의 수요가 높아지고 있어 ‘이왕 만들려면 제대로 만들자’는 생각으로 중국 본토의 맛과 가장 가깝게 하는 데 심혈을 기울였다”며 “실제 현지 소비자들의 시식을 통해 현지 마라탕 맛에 제일 근접하다는 평가도 받았다”고 밝혔다. 이어 “날씨가 쌀쌀해지면서 마라의 인기가 더 많아질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오뚜기도 이달 초 마라소스에 고른 재료들을 볶아 만드는 볶음요리인 마라샹궈를 라면으로 담아낸 ‘마라샹궈면’을 출시했다. ‘오뚜기 마라샹궈면’은 홍콩 이금기 정통 마라소스에 화조라유(산초, 고추기름)와 사천우육베이스를 첨가해 기존 매운 맛과는 다른 독특한 매운 맛을 낸 것이 강점이다.
삼양식품은 올해 7월 중순 마라를 탕과 볶음으로 각각 즐길 수 있도록 ‘마라탕면’과 ‘마라볶음면’으로 내놨다. 삼양식품은 마라 열풍에 발맞춰 진한 국물과 자작한 소스로 마라 요리 특유의 알싸한 향과 얼얼한 매운맛을 느낄 수 있는 동시에 간편성과 가성비를 갖췄다고 강조했다.
풀무원은 7월 초 기름에 튀기지 않은 비유탕 건면 브랜드인 생면식감을 통해 ‘포기하지 마라탕면’을 온라인 한정판으로 선보였다. ‘포기하지 마라탕면’은 마라 돌풍에 힘입어 준비된 수량이 조기 소진됐다.
또 8월 초 오프라인에 출시된 지 한 달 만인 이달 초엔 100만 봉지 판매기록을 달성했다.
이런 가운데 팔도의 마라라면 출시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에 팔도는 출시를 고려했지만 개발하지 않기로 했다는 입장이다.
팔도 관계자는 “현재 마라와 관련해 모든 식품연구소에서 관심을 보이는 것처럼 우리도 마라를 이용한 라면 개발에 대해 고민했지만, 시장상황 등 전반적인 것을 고려해 최종적으로 개발하지 않기로 했다”며 “1년간 브랜드 계획을 세워 제품을 개발하는데 마라는 포함돼 있지 않다”고 밝혔다.